[의료칼럼]
장수 시대,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식하고 천천히 오래 씹어라
2001년 항노화학계 두 교수는 인간 수명을 두고 세기의 내기를 했다. 스티븐 오스태드 아이다호 대학 교수는 인간이 150세 이상 살 수 있다고 주장했고 스튜어트 올샨스키 일리노이 대학 교수는 “최대로 잡아도 130세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2150년 150세까지 생존한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기로 했다. 각각 150달러씩 신탁예금을 하고 매년 일정액을 납부해서 2150년까지 상금 5억 달러를 만들어 이기는 쪽 자손에게 주기로 학계 공증까지 받았다.
두 학자가 내기를 한지 불과 15년이 지난 지금 오스태드 박사 후손에게 5억 달러 대박을 안겨줄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 대학 건강과학센터 연구결과에 의하면 지금 태어난 아이는 평균 142세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평균보다 건강한 사람은 150세까지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결론이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장수한 프랑스 앤 할머니가 122세로 얼마 전에 타개하셨다. 2012년 WHO에서 발표한 평균수명을 보면 프랑스는 81.5세로 여성의 경우 85세다. 앤 할머니는 평균보다 43% 더 사셨으니 계산대로라면 최장 163세 이상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아닌 ‘어떻게’ 오래 사느냐
이쯤 되면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오래 사느냐가 화두이다. 중의학 경전인 <황제내경>에서는 남성은 8년, 여성은 7년 주기로 신기(腎氣)의 기능 변화가 발생하는데 남성은 8•5=40세, 여성은 7•5=35세에 급격한 신기 저하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최근 미토콘드리아 노화학설에도 이와 비슷한 이론이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 유전자 돌연변이는 20대 후반부터 서서히 나타나 40세 전후로 에너지 생산능력이 급격히 저하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한편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가 60%를 넘게 되면 노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고 한다.
활성산소는 환경오염과 화학물질, 자외선, 혈액순환장애, 스트레스 등으로 산소가 과잉 생산된 것으로 체내에서 산화작용을 일으켜 세포막, DNA 등 세포조직을 자극하고 유전자 돌연변이를 촉진한다. 대사과정에서 생산되는 활성산소를 막기 위해 효소나 자체 생산 항산화제들이 작동하지만, 역부족인 경우 세포 손상이 초래된다.
몸 안의 대부분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는 특히 이 활성산소에 취약하다. 따라서 결함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축적되면 생체 에너지가 저하되고 세포가 죽으면서 노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결국 젊은 미토콘드리아 수를 늘리고 활성산소를 잡아주는 생활방식이 장수의 비결이다.
소식(小食) 하라
장수노인들의 공통적인 생활습관 중 하나가 소식(小食)이다. 의학적으로 보면 소식은 불필요한 대사를 줄여 활성산소의 생성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즉, 완전연소를 통해 활성산소 생성을 줄이고 엔진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또한 공복감을 느끼게 해 새로운 미토콘드리아의 생성을 촉진하는 방법이다.
우리 몸은 공복상태가 되면 부족한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미토콘드리아 수를 늘려 에너지를 만들려 한다. 이렇게 되면 노쇠한 미토콘드리아가 젊고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로 대체되면서 노화를 지연시키고 돌연변이를 억제하게 된다. 현대인에게 과식은 건강에 대한 과유불급이다.
최소 30번 천천히 오래 씹기
소식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곳이 뇌 시상하부의 포만중추다. 이 곳이 재대로 작동되어야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다. 보통 식후 20분이 경과해야 뇌의 포만중추가 자극되어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저작(咀嚼) 활동은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서 위장관도의 소화활동을 돕는 초보적인 목적 외에도 저작활동 자체로 인한 칼로리 소비, 노화 방지 호르몬 분비, 안면근육 이완 효과, 스트레스 해소, 포만중추자극의 효과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 30번 이상 씹어 먹어야 한다.
건강의 비결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것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에서 온다. 큰 틀에서 보면 이 역시 수련이고 득도(得道)이다.
중의침구학전공 의학박사. 의사(중의전공). 현재 만가중의원(万嘉中医门诊部)내 <구전(灸传)이은화 침뜸클리닉>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상하이중의약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구당 김남수 선생의 뜸사랑 정통침구연구소에서 연구실장을 역임했다. 한국 포천중문의대(현, CHA의과대학) 대체의학과 대학원 석사. 전 서울대 의과대학 보완통합의학연구소 객원연구원, CHA의과대학교 객원연구원, 현 상하이시침구경락연구소 연구원. 박사과정은 상하이시외국유학생장학생으로 연구했고 중국973연구프로젝트 중 뜸연구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 ‘평생 건강 생활 건강’에 뜻을 두고 구당 김남수 선생의 무극 보양뜸을 전하고자 지난 2009년부터 상하이에서 무료 뜸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shanghai93@naver.com [이은화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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