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패배한 것이 아니라 이세돌이 진거다.”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불계패 3연패후 이세돌 9단이 던진 말이다. 밀레니엄을 시작할 즈음 팽배했던 종말론이 다시 되살아난 듯했다.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터미네이터적 공상 속에 이뤄진 대국이 그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했다.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창의력'까지 기계에게 주어진다면 더 이상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라는 평론가들의 견해는 AI에 대한 막연한 적대감과 공포를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다음날 제4국에서 이세돌 9단은 신의 한 수인 78수를 두어 알파고에게 불계승을 거둔다. 중국 CCTV도 이례적으로 중국전국인민대표회 생중계 중 속보로 이세돌 9단의 불계승을 보도했고 사람들은 역시 기계가 인간의 창의력을 못 따라간다며 안도해 했다.
인간 지적영역, 의식과 영혼 존재
서양의학의 비약적 발전은 데카르트의 이분법에서 시작한다. 인간의 유기체적 특성을 배제한 채 인풋아웃풋이 같은 물질로 인식하고 계측화된 모델을 만들어왔다. 육체적 부분에선 일정부분 맞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의식과 영혼이 결합한 몸의 다양성을 해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 대국은 어쩌면 인간의 지적영역에 의식과 영혼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대사건일 수 있다. 단순히 막대한 정보를 입력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인류에게 유익한 정보를 창조하는 능력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볼 수 있다.
인류사에 있어서 인간의 창조는 필요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번 대국은 ‘미래의 방향은 인간의 창조성에 집중하는 것에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고 창조성 5계년 계획이 필요하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늘 그렇듯, 창조는 심리적 안정, 건전한 의식, 빛나는 눈동자를 갖고 있을 때 이루어진다.
몰입, 몸에 긍정적인 변화 일어나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어떤 활동에 아주 깊이 집중해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 더 나아가 자기자신에 대해서조차 의식하지 않게 되는 심리상태를 ‘몰입’이라 했다. 어떤 대상에 강력한 흥미를 갖고 집중하면 잡념이 사라지고 순수한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상태로 흔히 명상의 무아의 경지, 삼매(三昧)라고 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이 상태가 되면 뇌는 α파를 방출한다. 뇌가 α파 상태가 되면 우리 몸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난다. 물질적으로는 기초대사량이 25%정도 감소하여 신진대사률이 높아진다. 체내 pH가 상승해 체액이 알칼리화 된다. T-임파구 중가로 면역력 향상에 기여하며 혈관을 확장시켜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정신적으로는 베타 엔도르핀, 도파민 분비가 촉진되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집중력, 창의력이 증가한다.
명상의 기본 화두는 집중과 자비
경쟁이 치열해지고 디지털 의존도가 높아지는 사회일 수록 자비, 연민, 공감 같은 따뜻한 가슴에 대한 열망이 증가한다. 집중과 자비는 모든 명상의 기본 화두이다. 구글 딥마인드사의 대표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번 대국이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지만 그 기계는 인간이 만들었다.” 강조하고 있다. 인류의 편의성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를 두려워하는 건 인간에 대한 자비와 사랑을 의심하는 게 아닌가 반성해본다.
중의침구학전공 의학박사. 의사(중의전공). 현재 만가중의원(万嘉中医门诊部)내 <구전(灸传)이은화 침뜸클리닉>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상하이중의약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구당 김남수 선생의 뜸사랑 정통침구연구소에서 연구실장을 역임했다. 한국 포천중문의대(현, CHA의과대학) 대체의학과 대학원 석사. 전 서울대 의과대학 보완통합의학연구소 객원연구원, CHA의과대학교 객원연구원, 현 상하이시침구경락연구소 연구원. 박사과정은 상하이시외국유학생장학생으로 연구했고 중국973연구프로젝트 중 뜸연구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 ‘평생 건강 생활 건강’에 뜻을 두고 구당 김남수 선생의 무극 보양뜸을 전하고자 지난 2009년부터 상하이에서 무료 뜸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shanghai93@naver.com [이은화칼럼 더보기]
|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Today 핫이슈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