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올레드 등 집중 타깃
年 수십~수백명 중국행 추산
‘동종업체 1년 취업금지’피해
타업종 위장취업 업종세탁도
중국 자본(China money)의 한국을 대상으로 한 공세가 사람, 땅, 기업, 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술격차를 단숨에 줄이려는 중국 업체들의 ‘인력 빼가기’가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는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일보가 21일 정보·사정 당국, 관련 업계와 협회, 학계 등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연간 적게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연구 인력들이 중국업체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경찰 등 사정 당국의 산업기밀 수사인력들이 벌이는 인력 및 기술 유출 수사 건수와 반도체 등 주요 분야 퇴직자 수 등을 고려한 전문가들의 추산 등을 종합한 것이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인력과 기술 빼가기는) 워낙 물밑에서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조차 어렵다”고 털어놨다.
최근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헤드헌터들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는 분야는 세계 최고인 반도체 분야와 2000년대 중반부터 기술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분야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른바 특급인 ‘S급 인재’의 경우, 최고 1년 치 연봉의 9배를 5년간 보장하는 이른바 ‘1-9-5’ 대우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빠른 기술 속도로 중국 업체들에 해고당해 불과 몇 달 만에 돌아오는 연구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한국이 중국에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분야에서도 대부분 기술이 많이 따라 잡혀 이제 남은 건 반도체와 올레드밖에 없다”면서 “이 부분에 스카우트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인력 및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방편으로 퇴사자들에게 동종업체 1년간 취업금지 약정을 맺고 있지만, 연구원들이 전혀 관련 없는 업종에 취업하는 방법 등 ‘업종 세탁’을 통해 교묘히 이를 빠져나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는 “미국은 해외로 기술 유출이 된 경우 천문학적인 액수로 손해 배상을 물린다”면서 “또 해외로 취업하는 경우에는 기업과 개인 간의 약정을 엄격하게 지키도록 하는 편이어서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방승배·이근평·윤정선 기자 bsb@munhwa.com
플러스광고
전체의견 수 0
Today 핫이슈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