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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로컬학교 보내려구요?

[2017-01-12, 14:01:54] 상하이저널

아이 둘을 다 로컬학교를 보내다 보니 4월부터 시작되는 입학시즌으로 인해 요즘은 부쩍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 첫째 둘째는 한국 학교 다니는데 셋째 아이는 로컬학교로 알아보시는 분, 국제학교나 한국학교를 다니다가 로컬학교로 전학을 시키고 싶으신 분 등등 로컬학교를 알아보는 이유는 단 한가지, 아이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나 또한 중국어를 배우는 수단으로 중국학교를 선택했다.


상하이는 국제 도시답게 다양한 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영어도 배울 수 있고 중국어도 배울 수 있고 한국식 교육도 받을 수 있다. 내가 다른 지역보다 상하이를 더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이다.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시키든 부모의 소신만 있을 뿐 정답은 없다. 국제학교는 국제학교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고, 로컬은 로컬대로, 한국학교는 한국학교대로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다 있다.


로컬학교를 문의했던 많은 분들이 중국어가 안되서 결국 한국학교를 선택했다는 얘길 많이 하신다. 나도 처음엔 걱정하지 말고 일단 중국학교에 넣으면 아이들이 잘 할 것이라고 조언해 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경험해 보니 아주 위험한 조언이었다. 중학생이된 첫째를 보니 중학생 정도면 부모님의 중국어 수준이 크게 문제되진 않는다. 하지만 초등학교라면 얘기가 다르다. 아이가 정말 잘해서 학부모 몫까지 하는 아이라면 문제없겠지만, 학교 행사, 담임 선생님과의 면담, 학부모 모임이라던가 아이 친구 엄마와의 만남은 언어적으로 크게 문제가 없는 내게도 쉽지만은 않았다. 무조건 아이만 학교에 넣는 게 다가 아니었다. 적어도 로컬학교로 결정을 했다면 아이뿐 아니라 학부모 또한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과 교류하겠다는 열린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는 단순히 언어만을 배우는 곳이 아니지 않은가? 1학년부터 쭉 로컬만 다니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나도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중국어로 얘기할 땐 아무렇지도 않았던 말들이 한국어로 하면 굉장히 버릇없는 말로 들릴 때가 있다. 처음엔 아이를 버릇이 없다고 나무랐다. 하지만 내 귀에 거슬렸던 버릇없는 표현은 아이가 중국어가 익숙해지면서 나온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한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없다는 진리를 몸소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중국어는 완벽한가? 가끔 주변에서 “우리 애는 중국어는 완벽해”라고 말하는 엄마는 봤지만 정말 완벽하게 구사하는 아이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발음도 좋고 억양도 좋지만 어떻게든 결국은 외국인인 티가 나는 부분이 있다. 중국어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주변 분들께 중국에 있을 때 중국어를 배우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렇다면 중국어만 완벽하면 만족스러운가? 언어만 배우려면 학원이나 가정교사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 내가 아이를 중국학교에 보내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중국인과의 교류이다. 예전에 우연히 알게 된 한족 부동산 실장님이 내게 했던 말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한인타운에서 부동산 일을 해보니 한국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착한 한국사람은 본적이 없다는 얘기였다. 우리가 중국인을 대하는 자세가 얼마나 고자세였는지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식당이나 공원을 가도 직원들에게 항상 “谢谢”라고 말하는 대만엄마들을 보면서, 한국사람을 표현할 때 항상 ‘한국 분’이라고 표현하는 교포 어머니를 보면서 나 또한 많은 반성을 했다. 우리가 평소 중국인을 얘기할 때 어떤 표현을 썼는지 의식하고 있는가? 아마 대부분 ‘중국 애들’이라고 표현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애들은 진짜 아이들이 아니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런 표현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중국을 비하한다. 이런 인식을 갖고 로컬학교에 다니면 배울 수 있는 건 언어뿐이리라. 부모님이 적극적인 자세로 아이를 로컬학교에 보낸다면 아이는 더 큰 중국을 보게 될 것이다.


반장엄마(erinj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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