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리릭~ 휘파람 소리에 휴대폰을 집어 드니 오랜만인 지인이 며칠 한국을 다녀올 예정인데 강아지를 돌봐줄 수 있냐는 문자였다. 몇 년 전에 우리 집에 잠시 맡겨졌었던 아이라 그러고 싶었지만 나도 여러 가지 사정이 맞물려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바로 아들이 전화를 했다. 친구 집 강아지 잠시 돌봐 주실 수 있냐고.
먹고 살기 팍팍하고 여유가 없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애완견이나 애완 묘를 반려동물이라 하며 함께 하는 가정들이 많아지는걸 보면 바쁜 와 중에도 사랑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듯하다. 요즘이야 반려동물이라 하며 가족처럼 끝까지 함께 해야 한다는 추세지만 집집마다 거의 꼬리치는 강아지 한 마리는 있었던 예전에는 딱히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진 않은 것 같다. 이상하게 우리 집은 식물은 잘 안돼도 동물은 잘 자랐고 그 덕분 인지 명을 다하고 떠난 두 애견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언제나 곁에 있다.
초등학교 4학년때 교회 목사님께 선물 받은 강아지는 ‘스피츠종’이었는데 우리와 12년을 살다 갔고 내 어린 시절부터 청년이 될 때까지 함께 친구처럼 살아왔다. 노년에는 비가 올 때면 그렇게 젖는 걸 싫어하던 평소와 달리 비를 맞으며 거리를 방황했고 그러던 어느 비 오는 날 집으로 돌아와 우리 곁을 떠난 녀석. 또 중국 오기 전 몇 번의 새끼를 낳고 버림받은 강아지를 잠시 맡았다. 정들어 데리고 와 6년, 나중엔 관절염에 백내장 피부병 중이염 여러 가지 질병을 가지고 힘들어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 인사를 하고 우리 곁을 떠난 예쁘고 착했던 그래서 더 특별히 아련한 강아지. 그것을 끝으로 우린 더 이상 이별의 슬픔을 하지 않기로 했고 앞으로 이렇게 잠시 돌보는 것으로 만족 하기로 했다.
반려동물, 우린 서로에게 사랑을 주고 기쁨을 주지만 그래도 그들은 약자 일수 밖에 없다. 바보처럼 무조건 주기만 하는 그들에게 가끔 들려오는 파양이나 버림받는 소식들 그리고 그 슬픈 눈동자를 바라보면 마음이 아프다. 설령 새로운 인연을 만난다 해도 상처받은 마음을 어쩔 수 없어 마음의 문을 잘 열지 않아 새로운 가족에게 또 다시 버림을 받기가 쉽다. 방학이나 이직, 귀국 시기가 되면 덩달아 많은 반려동물들도 불안하다. 새로운 주인을 찾는 광고나 잠시 돌보미를 원하는 광고가 쏟아진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우리가 함께 교감을 했다면 우리의 인연은 시작 된 것이고 그리고 그것은 절대로 가벼운 것으로 넘겨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우리들의 소중한 사랑의 약속이어야 한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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