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최초의 문예 서점이자, 장국영의 추억이 묻어있는 ‘한원서점(汉源书屋)’이 지난달 25일 문을 닫았다.
상하이 샤오싱루(绍兴路) 27번지, 아름다운 가로수 길에 자리한 이 서점은 상하이의 유명 사진작가 얼동창(尔冬强)이 지난 1996년 문을 열었다. 당시 책과 차,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진 상하이 최초의 ‘문예서점’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 20여 동안 상하이 문화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고인이 된 장국영이 즐겨 찾던 곳으로 유명세를 탔던 곳이기도 하다. 장국영은 과거 상하이에서 콘서트를 열 때면 홀로 이곳을 찾아 조용히 책을 읽고, 차를 마시다 가곤 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이곳에는 그가 머물던 소파, 그가 마셨던 커피와 그가 읽었던 책들이 그대로 남겨져 수많은 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팬들은 이곳에서 장국영의 친필 사인과 사진첩을 들여다보며 마음껏 그를 그리워하며, 수많은 편지와 엽서를 남기기도 했다.
이곳은 화려하고, 번잡한 상하이를 비껴나 프랑스 조계지의 멋드러진 가로수 길가에 위치한다. 1920년~1930년대 가구와 책장으로 장식되어 라오상하이(老上海)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조용한 위안을 찾곤 했던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한원서점의 폐점 소식에 수많은 상하이 시민들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한원서점은 임대 기간이 만료되면서 건물주인이 더 이상 임대를놓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폐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많은 시민들의 성원에 주인 얼동창은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다시 문을 여는 것을 고려해 보겠다”고 전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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