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중국 공기와 물이 좋지 않다고 말해 논란을 산 가수 황치열이 중국 팬들에게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현지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28일 환구시보(环球时报)는 지난 23일 한국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황치열이 “출국 전, 중국에 다녀온 가수 분들이 ‘공기가 안 좋고 물이 안 맞을 수 있다’고 했다. 공항에 도착했는데 앞이 안 보였다. ‘진짜 공기가 안 좋구나’ 생각했다. 물을 마셨는데 ‘물맛이 다를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만 전혀 상관 없었다”고 말해 중국 누리꾼들의 분노를 샀다고 보도했다.
해당 장면은 중국어로 번역돼 인터넷에 순식간에 퍼졌고 이를 본 현지 누리꾼들은 황치열의 웨이보(微博) 계정에 “한국으로 돌아가라”, “돈은 중국에서 벌고 뒤에서는 중국 욕을 하는 철면피” 등의 댓글을 달며 비난을 쏟아냈다.
결국 황치열은 웨이보에 한국어와 중국어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제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중국과 한국의 환경이 다르지만 그것이 제가 중국에서 활동하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의도와 상관없이 이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황치열의 진심 어린 사과에도 중국 누리꾼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당신의 사과는 필요 없다. 그때 했던 말이 진짜 마음 속의 말이었겠지, 이젠 당신에게 아무런 감정도 못 느끼겠다”, “사과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이제 거짓 얼굴을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중국에 오지 마라. 아무도 널 좋아하지 않을 테니”, “앞이 안 보였다고? 당신 눈이 먼 거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소수의 누리꾼은 “논란이 된 영상 전체를 보면 황치열이 중국을 욕하려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 “공기가 안 좋은 건 사실이지 않냐.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베이징대학 장이우(张颐武) 교수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고의로 중국을 비웃거나 모욕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면서도 “황치열의 발언이 이런 의도가 있었는 지는 좀더 관찰해 봐야 알겠지만 국가를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들은 타 문화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 할 때 민감한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배우 장나라도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버지가 집안 재산을 모두 영화에 투자하는 바람에 매번 제작비가 부족할 때마다 중국에 가서 공연을 했다”고 말해 현지 누리꾼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장나라는 이 때문에 상하이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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