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인 줄, 내 딸은 피해자”
최근 중국 부호가 미국 명문 스탠퍼드 대학에 무려 650만 달러(75억원)에 달하는 뒷돈을 챙겨줘 딸을 부정 입학시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학생의 어머니는 이에 대해 “(빈곤 학생을 위한) 기부금인 줄 알았다”고 해명해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3일 북경청년망(北京青年网)에 따르면, 최근 스탠퍼드 대학에 부정 입학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자오위스(赵雨思)의 아버지는 중국 산동 부창(步长) 제약 그룹의 회장 자오타오(赵涛)으로 개인 자산 18억 달러(2조 1000억원)에 육박하는 억망장자다. 그는 최신 싱가포르 부호 순위 15위에 랭크되어 있다.
앞서 지난 1일 미국 언론은 자오위스가 지난 2017년 입시 컨설턴트가 중개한 650만 달러의 뇌물로 스탠퍼드 대학에 체육 특기생으로 위장해 부정 입학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자오위스가 지난해 7월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을 통해 “미국 대학은 학생 개인의 특징과 개성을 더 중시한다”며 스탠퍼드 입시 성공담을 늘어놓았던 내용과 정면으로 충돌돼 사회에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또 뇌물 규모가 유례없이 큰 액수라는 점도 충격이다. 자오위스는 이미 지난달 2일 스탠퍼드 대학에 퇴학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오위스의 모친은 이에 대해 자신은 몰랐다는 주장이다. 그녀는 성명을 통해 “입시 컨설턴트에게 스탠퍼드 대학에 기금회를 통해 기부를 하라고 권고받았다”며 자신은 “학비를 지불할 능력이 없는 스탠퍼드 학생을 돕기 위한 기부금으로 딸아이의 입학통지서를 받은 뒤 학교에 65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보도를 본 후에야 컨설턴트에게 잘못 안내받았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딸은 이 사기 사건의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누리꾼들은 “돈이 있어서 기부를 하고 싶으면 국내 빈곤 지역에나 하지”, “할 건 다 해놓고 정작 잘못했다는 인정은 안 하네”, “돈은 중국에서 벌고 기부는 미국에서 하네, 진짜 기부천사 나셨다”, “이들이 국내 빈곤 지역과 대학에 얼마를 기부했는 지 궁금해진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부 누리꾼은 “기부는 국적 불문이고 본인 자유지만 사실은 기부가 아닌 입학을 위한 뇌물이라는 게 문제”, “기부한 행위가 비난 받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부정 입학이라면 얘기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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