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 흐름출판 / 2016.08.22.
“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는 자는 그것이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
브루크 폴크 그레빌(Baron Brooke Fulke Greville)의 시로 시작하는 폴 칼라티니(Paul kalanithi)의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우리 자신이나 가족, 친족, 그리고 지인들이 ‘죽음’ 대면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받아들이고, 객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그는 스텐퍼드 대학에서 영문학과 생물학을 공부하였고, 영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 후, 문학과 철학, 동시에 생물학의 교차점에 있는 의학을 공부하기로 결정한다. 레지던트 6년 차, 7년의 과정을 마치면 그에게는 스텐퍼드 대학의 교수와 신경외과 연구소에서 연구자의 길을 걸을 수 있는 탄탄대로가 펼쳐져 있었으나, 36살의 젊은 나이에 ‘폐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지난한 투병 생활 중에 ‘죽음’을 냉정하고 바라보지만, 삶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놓지 않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된다.
그가 치료에 들어가기 전 자신의 아내 루시와 상의하여 아이를 먼저 가질 것을 결정한다. 이는 그 자신이 학부 시절 배웠던 사뮈엘 베게트의 구절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의 구절처럼 자기 삶의 의지를 다지는 것이었다. 레지던트 7년 차의 연구와 과정을 마치고, 마지막 수료를 남겨둔 시점, 그리고 그의 2세 케이디가 태어나 8개월 정도가 되었을 때 폐암은 그가 연구하였던 대상이 뇌종양으로 전이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사람이 유한성에 굴복한다. 이런 과거 완료 상태에 도달한 건 나뿐만이 아니리라. 대부분의 야망은 성취되거나 버려졌다. 어느 쪽이든 그 야망은 과거의 것이다. 미래는 이제 인생의 목표를 향해 놓인 사다리가 아니라 끊임없이 지속되는 현재가 되어버렸다.”고 하지만, 미래를 빼앗기지 않을 한 가지 바로 자신의 딸 케이디임을 밝힌다.
결국 그는 이 책을 완성하지 못한 체 떠나고, 그의 아내가 담담히 그의 마지막 순간을 후기에 술회하고 있다. 그녀 또한 폴이 점근선(한계)에 다가 가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 것이 그의 삶 자체였음을 말한다. 물론 그는 고되고 힘들었지만, 결코 흔들리지 않았으며 그에게 주어진 삶을 이 책에 기술해 놓았음을 이야기 한다.
사람들은 매 순간마다 ‘죽음’을 의식하고 살지 않는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쉽게 ‘죽어버려야지’라는 말을 내 뱉는지도 모른다. 폴 칼라니티는 환자들을 위하여 매일 ‘죽음’과 싸웠고, 그 자신이 환자가 되어서 ‘죽음’ 문턱에 들어섰고, ‘죽음’을 인지하면서 차근차근 모질고도 성실하게 ‘죽음’을 위한 계획을 세웠다. 이 책을 통해 지금의 매 순간, 매 시간에 감사하며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흐트러진 내 마음을 다 잡아 본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차현정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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