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타이완에 주 전투 탱크, 휴대용 방공 미사일 등 22억 달러(2조 6000억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강력한 반대의 입장을 내놓았고 현지 누리꾼들은 타이완이 ‘미국의 봉’이 됐다는 반응이다.
중국경제망(国经济网), 펑파이신문(澎湃新闻) 등은 9일 미국 국무원이 M1A2T 에이브럼스 주 전투 탱크 108대, FIM-92 스팅어 휴대용 방공 미사일 250기 및 관련 설비 등 22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타이완에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현지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무기 판매 문제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반대의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루캉(陆慷)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타이완은 중국 영토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한 부분으로 미국이 타이완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국제법과 국제 관계 기본 준칙, 중미 공동 성명서 원칙 세 가지를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 주권과 안전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누구도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이 수호하는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정함을 흔들 수 없다”며 “중국은 미국이 타이완 무기 판매 계획을 철회하고 타이완과 군사 연락을 중단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은 미국의 타이완 무기 판매 계획에 결연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일관적으로 보였다”며 “이미 이에 대해 미국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관련 사안이 고도로 민감하고 위험성이 있는 문제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길 촉구한다”며 타이완 무기 판매 계획과 군사적 연락을 중단하기를 촉구했다.
타이완 현지 누리꾼 대다수도 대만의 미국산 무기 구매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타이완 누리꾼들은 “(무기를) 사는 순간 완전한 미국의 봉이 된다”, “불량배(流氓)가 보호 비용을 요구하는 꼴”, “미국의 무기고를 비우는 데 도움을 주네”, “백성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중국 대륙 누리꾼들은 “평등할 수 있는 기회를 줘도 마다하고 아첨꾼으로 남아 노예 근성을 만족시키려는 무리들이 있다”, “미국이 정말로 돈이 없나 보다”, “불량배한테 삥 뜯기고 있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