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본토 연예인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호하며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브랜드에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나섰다.
13일 환구망(环球网), 신랑오락(新浪娱乐)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불거진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의 중국 홍콩 표기 문제로 본토 연예인들이 줄줄이 소속 브랜드를 비판하며 계약을 해지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지난 11일 베르사체 모델 양미(杨幂)와 코치 모델 류원(刘雯)은 각 브랜드에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해당 브랜드 티셔츠에 홍콩과 마카오를 국가로 표기했기 때문이다. 이어 인기 아이돌 TF-BOYS 멤버 이양첸시(易烊千玺)도 같은 이유로 모델로 활동하고 있던 지방시와 계약을 끝냈다.
12일 유명 액세서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는 공식 홈페이지 국가 선택 항목에 홍콩과 중국이 다른 국가로 병기돼 논란이 일었다. 결국 스와로브스키 모델 장수잉(江疏影)도 해당 브랜드와 관계를 끊는다고 밝히며 계약을 해지했다.
그리고 지난 13일 CK도 같은 이유로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공식 홈페이지 국가 선택 항목에 홍콩이 일본, 중국과 동등한 국가로 병기되자 현지 누리꾼들은 거센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소속 모델인 린윈(林允), 엑소 레이(张艺兴)의 행보에 관심을 쏟았다.
린윈은 결국 CK와 모델 계약을 한 지 하루가 지난 13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며 계약해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레이는 논란이 된 CK가 아닌 뜻밖에 삼성전자와의 계약을 끝낸다고 나섰다.
레이는 13일 소속사 웨이보(微博)를 통해 “레이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브랜드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삼성전자 글로벌 홈페이지에서 국가 정의가 분명하지 않는 상황이 존재하고 있었다”며 “중국 주권 영토의 완전성을 모호하게 하는 행위는 이미 중국 동포의 민족 감정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현재 삼성전자 글로벌 홈페이지 언어 선택 항목에 중국과 홍콩이 병기되어 있다. 앞서 중국 누리꾼들은 이 부분을 지적하며 삼성을 비난했지만 일각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가 및 지역’이라고 명시했다는 반박도 나온다.
현지 누리꾼들은 일제히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 “중국은 한 점도 빠져서는 안 된다(中国一点都不能少)“라며 소속 브랜드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연예인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를 보냈다. 특히 CK와 계약 하루 만에 해지를 결정한 린윈에는 ‘용기 있는 결정’이라며 찬사를 보내는 반면 엑소 레이의 결정을 기다리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부 누리꾼은 엑소 레이의 선택에 대해 “삼성전자와 계약이 끝나가니 손해보는 게 적고 CK는 계약한 지 얼마 안 됐으니 손해가 크기에 삼성전자만 계약을 해지한 거다”, “선택적인 계약해지?”, “모든 브랜드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삼성만 문제가 있었다고? 말뿐인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레이의 주장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