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시 “방역문제로 본교생 외 등교 불가”
등록금 환불, 온라인 교육 준비에 온 힘
상해한국주말학교는 올해 1월 18일(토) 27회 졸업식을 거행한 후, 3월 7일로 예정된 개학일에 서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긴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상해한국주말학교 학생 422명과 교사 31명은 춘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방문하거나 가족 여행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다시 학교를 갈 수 없게 됐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 일어나게 될 것을 그 누구도 몰랐다. 코로나 19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상하이시의 모든 학교가 잠정적인 휴교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상하이시 모든 학생들은 겪어 보지 못한 상황에 등교를 멈추고 집에서 원격 온라인 교육을 받게 됐다. 상해한국주말학교의 학생들도 계속 지연되는 개학일을 예측만 하며 기다리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정규 학교들이 등교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상해한국주말학교는 방역 문제로 인해 사실상 개학이 불가능하게 됐다. 3월에 이미 한국으로부터 도착해 교무실에 높이 쌓인 교과서를 떠올리며 주말 학교 교사들은 안타까움에 발을 굴러야 했다. 현장 대면 수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온라인 교육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교사들은 늦게라도 5월 안으로 1학기 수업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 모임을 갖고 교사 온라인 연수를 실시했다. 상하이저널을 통해 등록을 안내하고 웨이신으로 등록을 받았다. 등록 학생수는 104명으로 전 학기에 비해 크게 줄었다.
어려운 시기에도 한글 교육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열의에 감동 받은 교사들의 투지는 더욱 맹렬하게 불타 올랐다. 교사들 몇 명이 학교에 출입 허가를 받고 들어가 교무실에서 교과서를 꺼내와 구베이와 홍췐루 두 곳으로 실어 날랐다. 학부모들은 등록 시 미리 정한 시간에 맞춰 배부 장소를 직접 방문해 교과서를 받았고 교사들은 일주일 단위로 작성한 학습 지도안을 온라인에 올렸다.
5월 23일부터 6월 27일까지 6주에 걸쳐 실시한 1학기 온라인 학습은 지속적인 한글 교육 실시를 목표로 삼았다. 한 학기로서는 짧은 시간이었다. 각 가정의 온라인 장비가 균일하지 않았으므로 큰 욕심을 내지 않았다. 교사가 작성한 학습 지도 안내문에 따라 학부모의 지도로 한글 교육을 지속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초등 1학년과 중등 전 학년은 줌을 통해 화상 수업을 실시했다. 교사들은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는 동안 기대를 넘어서는 가르침의 열매를 맛보았다. 학부모들과 소통하는 가운데 많은 격려를 받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8월 15일에는 화동 지역 한글학교 합동 교사 연수회에 참가했다. 닝보, 쑤저우, 우시, 난징 등 주말학교 교사들과 1학기 온라인 학습에 대한 경험을 서로 나눴다. 화상 수업의 기술적인 문제와 주의점 등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도 계속 전개될 테크놀로지 시대와 또한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현재 팬데믹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온라인 교육은 교실 현장 교육과 더불어 미래 한글 교육의 필수 과정이 돼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렇게 1학기를 마치고 2학기 개학을 준비했다. 9월 12일로 예정된 2학기 등교를 앞두고 등록을 받으며 교실 수업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 방역 문제로 학교에는 본교생들만 출입해야 하고 외부인에 대한 학교 시설물 임대도 금한다는 상하이시 교육위원회의 지침이 내려왔다. 정규 학교 건물을 임대해 주말에만 사용하는 주말 학교이므로 부득이하게 교실 수업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해야 했다.
등록금을 환불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수업 운영안을 다시 짜서 재등록을 받아야 했다. 교사들은 이러한 수고로움보다 학생들과 얼굴을 마주 하고 가르칠 수 없는 안타까움이 훨씬 크다. 그러나 지금은 방역이 가장 중요한 때이니만큼 지침을 충실히 따라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현재 주말 학교 교사들은 안타까움을 뒤로 한 채 최대한 효율적인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마음을 함께 모아 새 학기를 준비하고 있다.
박문주(상해한국주말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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