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 하방 압력에도 언제나 높은 순익을 기록했던 중국 국유은행이 올 상반기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30일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 등 중국 4대 국유 은행이 유래없이 같은 날 동시에 2020년 상반기 실적을 공개했다고 중국 신문망(中国新闻网)이 전했다. 또한 8월 31일 같은 날 실적 발표회를 열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내자며 서로를 다독였다.
올 상반기 코로나19가 중국 경제를 덮치면서 중국 당국이 금융기관들의 자발적인 수수료 감면, 소형 기업의 대출이자 제한 등을 권고하면서 실물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정책을 펼쳤다. 정부에 협조하기 위해 중국 은행들이 포기한 순익만 1조 5000억 위안에 달하며 경기 회복에 어느정도 도움을 주었지만 4대 은행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공상은행의 상반기 매출은 4023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2.1% 증가했고 순이익은 1498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11.2% 감소했다. 6월 말 부실대출율은 1.5%로 지난 해 말 보다 0.07%p 늘었다. 건설은행은 매출 2803억 3900만 위안으로 5.4%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389억 3900만위안으로 10.77% 감소했다. 농업은행 순이익은 10.38% 감소한 1088억 3000만 위안, 중국은행은 11.22% 감소한 1078억 위안을 기록했다. 4대 국유은행 모두 순이익이 두 자릿수 하락했다.
부실대출 비율도 일제히 증가했다. 건설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부실대출 비율은 지난 해 말보다 각각 0.07%p, 0.03%p, 0.05%p 상승했다.
신규 대출은 크게 증가했다. 공상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신규 대출이 무려 1조 1000억 위안으로 지난해보다 7.3% 증가했고 반년 만에 처음으로 1조 위안을 돌파했다. 건설은행 역시 상반기 신규 대출이 지난 해 말보다 9.66% 늘어난 1조 4500억 위안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관련 산업, 경제 살리기 위한 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중국 금융권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소비심리 위축, 부실 대출 압박 등으로 하반기까지 실적이 부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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