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3분기 중국 일용소비재(FMCG, Fast-moving consumer goods) 매출 규모가 5년 만에 첫 하락하면서 시장 성장이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일 재신망(财新网)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던 중국 일용소비재 매출액이 올 3분기 전년 대비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베인앤드컴퍼니가 카이두(凯度) 소비자지수와 공동 발표한 ‘2020년 중국 구매자 보고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일용소비재 시장이 5년 만에 처음으로 정체기를 맞이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올 초 코로나19로 심리적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이 필수품을 사재기하기 시작하면서 저가 상품을 선호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중단한 점이 일용소비재 지출이 전반적으로 대폭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2, 3분기 소폭 회복세를 보이기는 했으나 최근 성장세가 연초의 하락폭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매출액 성장에 정체된 데는 평균 판매가 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용소비재 품목의 평균 가격이 하락한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전 3분기 일용소비재 평균 판매가는 전년도 동기 대비 2.1% 하락했으며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대를 유지했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이 중저가 제품을 다량 구매하면서도 온라인 구매를 통해 할인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4년간 평균 판매가의 성장률은 3%대를 유지하며 인플레이션을 꾸준히 따라잡았으나 이 같은 고도화 추세는 올 들어 멈춘 상황이다.
품목 별로 보면, 포장식품과 음료의 평균 판매가는 각각 3.4%, 4.1% 떨어졌지만 판매량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올 초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되면서 라면, 냉동식품 등 주식류 포장 식품이 전년 대비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수준이다. 반면, 모임이 크게 줄어들면서 음료 판매량은 1.6%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집안에 있는 시간이 크게 늘면서 홈케어 용품은 4대 일용소비재 분야 중 유일하게 가격이 오른 품목으로 꼽혔다. 홈케어 분야의 평균 판매가는 1.8% 증가했으며 판매량은 7.1% 늘었다. 이에 전반적인 매출액은 9%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구매 비중도 증가했다. 올해 전 3분기 일용소비재 전체 매출액 중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6.7%로 지난해보다 약 5%p 늘었다. 또,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 유통 비중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7.3%까지 늘었다.
이 밖에도 인터넷 라이브방송 전자상거래를 통한 매출액 상승도 눈에 띈다. 일용소비재 관련 라이브방송 매출액은 지난해 4200억 위안에서 올해 9600위안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