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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달력의 역사

[2020-12-04, 19:14:43] 상하이저널

모든 것이 편리해진 지금, 현대인은 오늘이 몇 월 며칠 무슨 요일인지는 휴대전화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가 달력을 이렇게 쉽게 볼 수 있게 된 것도 최근 일이다. 그렇다면 조선시대 사람들은 오늘이 무슨 날인지 어떻게 알았을까? 

60간지, 옛 달력의 토대  

수 천년 전부터 동양과 서양은 한 해가 12개월로 나눠지고 365일로 이뤄진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한 달을 일주일, 또 그 일주일을 7일로 나누고 그에 따른 각 날에 이름을 지은 서양과 다르게 동양은 60간지를 사용했다. 60간지란 하늘의 시간을 나타내는 10간과 땅을 지키는 12지신 12지지를 맞물려 나온다.  

10간에는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가 들어간다. 12지지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로 이뤄져 있다. 10 간과 12 지를 모두 조합해 보면 60개의 간지가 나온다.  

오늘날 60간지를 가장 흔하게 접하는 경우는 새해가 밝아올 때다. 새해 첫날 뉴스에서 ‘2021년 신축년(辛丑年)이 밝았습니다'라고 할 때 이 ‘신축’이 간지로 표현한 그 해의 이름인 것이다. 조선시대 때는 사람들은 우리가 아직도 매해 갑자를 사용하듯이 날짜에 60갑자를 부여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임진년, 병자호란이 일어난 병자년도 60갑자로 표기한 연도다.  

왕이 하사하는 한해 지침서 

60간지로 날을 새는 방법을 알아도 달력이 없으면 사람들에게 쓸모 없는 법, 조상들은 어떤 달력을 봤을까? 옛사람들도 한 해의 흐름을 책을 엮어 보았다. 이를 책력이라 불렀는데, 현대의 달력처럼 쉽게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책력은 나라에서 제작해 왕이 신하들에게 하사하는 귀한 물건이었다.  

책력은 달과 날의 구분뿐만 아니라 기후, 운세, 농사와 생활 지침 등이 포함돼 백성들의 삶을 인도하는 좋은 수단이었다. 책력에 기후를 표기한 것은 백성들에게 날씨의 정확한 흐름을 알게 하여 농사를 잘 짓게 하는 것이 왕의 의무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책력에 표기된 운세란 ‘이사하기 좋은 날’ 혹은 ‘혼인하기 좋은 날’ 같은 구절로, 길일과 흉일을 알려줬다. 

현대식 달력이 들어오기까지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책력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때부터 조선시대까지 주로 중국의 역법으로 책력을 제작했다. 역법이란 태양과 달의 운행으로 한 해의 계정과 날짜를 계산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달력을 만드는 방법이다. 중국이 역법을 개정할 때마다 우리나라도 그 바뀐 역법을 받아들여 더 정확한 책력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중국과 한반도는 위치가 달라 중국의 역법으로 한해를 계산하면 항상 오류가 있었다. 이에 세종은 1442년 중국의 역법을 조선에 맞게 개정한 칠저산내편을 제작해 조선땅에 더 알맞은 책력 계산법을 구하고자 했다. 

 

 

효종때부터 사용된 시헌력법을 서술한 시헌서(출처: 우리역사넷)

1653년 효종은 중국 역법에 서양 선교사들이 전한 천문이론을 더해 만든 역법 시헌력법을 적용했다. 더 발전한 서양 천문학을 토대로 만든 시헌력법이 지금까지의 역법 중 가장 정확했기 때문이다. 이 시헌력법으로 계산하는 날짜가 오늘날까지 사용되는 음력이다. 

조선은 1896년까지 시헌력법으로 계산한 책력을 쓰다, 개혁과 함께 서양의 그레고리력을 받아들여 오늘날의 달력을 사용하게 됐다. 일주일을 월화수목금토일로 나누는 것도 이 시기에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친일내각이 추진해 서양의 요일을 일본식으로 바꾼 방법을 그대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양력 도입 전의 방식이 열등한 것은 아니다. 사실 한국의 위치상 양력보다 음력이 더 정확하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이 모두 양력을 쓰는데 우리만 음력을 고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가 끊임없이 한 해를 계산하는 방법을 바꾼 것에는 더 나은 정확성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국제사회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는 점도 한 몫 한 것이다. 

학생기자 김지영(SA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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