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트위터에 조식 ‘칠보시(七步诗)’ 중국어 원문을 게재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일제히 높은 관심을 드러내며 머스크의 의도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냈다.
2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 등 현지 다수 매체는 머스크가 2일 게재한 중국 원문 시 ‘칠보시’ 트윗을 빠르게 전하면서 해당 시를 인용한 이유에 대한 추측성 기사를 보도했다.
이날 머스크는 트위터에 ‘인류(Humankind)’라는 단어와 함께 조식의 ‘칠보시’ 원문을 그대로 게재했다. ‘칠보시’는 중국 위나라 초대 황제인 문제 조비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동생 조식을 죽이기 전, 일곱 걸음을 걷는 사이 시를 지으라고 명하여 조식이 즉석에서 지어낸 오언 고시다.
원문의 의미는 이렇다. ‘깍지를 태워 콩을 삶으니(煮豆燃豆萁) 콩이 솥 안에서 우는구나(豆在釜中泣), 본디 한 뿌리에서 자랐건만(本是同根生) 어찌 서로 들볶아야만 하는지(相煎何太急)’. 은유로 조식의 절절한 마음을 표현한 이 시는 단 칠보 만에 동생을 죽이려는 조비의 마음을 돌린 일화로 매우 유명하다.
이 트윗을 본 중국 누리꾼들은 “머 선생이 답답한 심경을 영어로 표현할 길이 없어 중국 시로 표현했나 보다”, “중국 시를 인용하다니 우리 머스크 형이 진정한 중국통”, “우리 머 선생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대기업을 더 크고 강하게 만들어 주는 중국으로 국적을 바꾸기를”이라며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칠보시’를 인용한 이유에 대한 다양한 추측도 제기했다. 누리꾼들은 “최근 WFP의 기부 요청 압박으로 불편한 마음을 시로 표현한 것 같다”, “타이완과 중국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중국의 비보, 오포, 샤오미 IT 3사 연맹이 화웨이의 홍멍을 상대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한 것 같다”, “도지코인과 시바이누코인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중국 다수 매체는 머스크가 ‘칠보시’를 게재한 배경으로 최근 유엔 산하 구호기구인 WFP 사무총장이 머스크에게 기부를 요청한 일을 거론했다.
이에 앞서 데이비드 위즐리 WFP 사무총장은 지난 26일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등 세계적 부호들에게 “60억 달러(7조 530억원)로 4천 200만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트윗을 올려 기부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31일 “유엔이 60억 달러로 전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 당장 테슬라 주식을 팔아 기부하겠다”며 “단, 투명한 회계 방법을 공개해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확실히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인 바 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