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는 익명의 기부자가 지난 23년간 1363만 위안(약 25억3777만원)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 중국청년보(中国青年报)를 비롯한 중국 매체는 최근 닝보시 자선총회에 105만 위안의 기부금이 전달됐다고 전했다. 송신인의 이름은 '순기(顺其)', 낙관의 주소는 '닝보시 중산루 1호'로 쓰여있었다. 하지만 이 주소는 현실 세계에 없는 장소다.
이 미스테리 인물은 '순기자연(顺其自然:순리대로)'으로 알려진 익명의 기부자로 장장 23년간 닝보시 자선총회에 기부한 금액이 무려 1363만 위안에 달한다.
누리꾼들은 '순기자연'이라는 자가 '풍조우순(风调雨顺)'이라는 또 다른 익명의 기부자와 동일 인물로 추정하고 있다.
'풍조우순'은 허난지역의 홍수 방지에 거액의 기부금을 보낸 익명의 인물이다. 허난성 자선총회 관계자는 "지난 7월 25일 '풍조우순'이라는 이름이 쓰인 편지 봉투 하나를 받았다"면서 "주소가 닝보시 중산루 1호로 쓰여진 것을 보고, 지난 23년간 거액을 기부해 온 '순기자연'과 동일인물로 추정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봉투에 쓰여진 '순치자연'과 '풍조우순'의 필체가 유사하고, 낙관의 주소 또한 동일하다.
허난성 자선총회는 지난 7월 23일 총 6차례에 걸쳐 송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9999위안씩 5차례, 5위안 1차례로 총 5만 위안이다. 송금 메모에는 '暴雨过后,寄上微款,助人所需'라고 쓰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폭풍우가 지난 뒤 소정의 돈을 보내니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세요'라는 의미다.
이는 '순기자연'의 송금 방식과 동일하다. 은행 계좌로 1만 위안을 송금할 경우 반드시 필명을 적어야하기 때문에 익명으로 보내기 위해 9999위안씩 나누어 송금한 것으로 보여진다.
'풍조우순'은 여러 차례 재난 구조를 위한 기부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닝보시가 태풍의 피해를 입었을 때 '풍조우순'은 샹산(象山), 닝하이(宁海), 펑화(奉化) 자선총회에 각각 5만 위안의 기부금을 보냈다. 당시 송금 메모에는 '태풍이 지난 뒤 소정의 돈을 보내니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세요(台风过后,寄上微款,助人之需)'라고 쓰여 있었다.
이에 앞서 2008년에는 장시성 지우장시(九江市) 적십자사 앞으로 '풍조우순'의 이름으로 3만 위안의 재난 지원금이 도착했다.
놀라운 점은 '순기자연'의 선한 영향력이 알려지면서 닝보시에 수많은 익명의 기부자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들 익명의 기부자들이 보내온 기부금은 이미 5000만 위안(약 93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또한 올해 허난지역에 홍수가 났을 때 허난성 자선총회는 전국 각지에서 50억 회가 넘는 기부금을 받았는데 그 중 익명의 기부자들이 수두룩했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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