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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탐색 ③] 정치외교학과, 정치가 다가 아니다

[2021-12-02, 11:07:19] 상하이저널

이제 막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깨닫기 시작하던 초등학교 6학년이었을 당시에 학교에서 미래에 갖고 싶은 직업에 대해 조사하고 장래희망을 발표하는 수행평가를 한 기억이 있다. 우리 반에는 성격이 성격이 쾌활하고 아직 어린 6학년 학생들이 봐도 인성이 바른 반장 친구가 있었다. 반장의 차례가 되자 그 친구는 당당하게 반 앞에 나와서 발표를 하기 시작했다. 

“저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대학교에서 정치를 공부하고 정치인이 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그러자 반이 순식간에 조용해지면서 30쌍의 싸한 눈빛들이 반장을 향했고, 뒤에 앉아있던 몇 몇 아이들은 수근수근거리기 시작했다. 발표 수행평가가 끝난 뒤 우리 반 반장이 정치를 싶어 한다는 소문이 전교에 퍼졌고, 반장에 대한 인식은 미묘하게 바뀌었다. 

정치. 우리 초등학교의 교과서에 정치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구성원 간의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활동”으로 정의되어 있었다. 그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정치는 우리 사회에 없으면 안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치를 한다고 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한민국 사람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이런 상황 속에서 “너 정치 하게?”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다. 이는 아마도 그 이름에 있는 정치라는 단어 때문에 정치외교학과에서는 정치를 잘하는 법을 배운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정치외교학과는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만이 가는 학과가 아니다. 오늘은 정치외교학과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배우고, 학과를 전공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면서 정치외교학과에 대한 편견들이 과연 정확한지 살펴보자. 

정치외교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울까?

정치외교학과는 정치학의 정치사상, 비교정치, 국제정치, 그리고 한국 정치를 배우는 학과이다. 대학에 따라 학과의 이름이 다를 수는 있지만 배우는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다. 정치사상은 크게 동양정치사상과 서양정치사상으로 나누어지는데, 학생들은 정치학의 근본이 되는 정치사상의 역사와 다양한 이론들을 공부하게 된다. 비교정치에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러 나라의 다양한 정치 구조들에 대해 배우고 비교정치학에 대해 전반적으로 공부하게 된다. 국제정치 영역에서는 또한 외교의 전반적인 이론과 역사를 배우며 국제정치사, 국제법, 국제기구, 국제분쟁 등을 배우게 된다. 마지막으로 한국 정치는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역사적 검토를 기반으로 배우게 되는 영역으로, 세부적으로는 한국 정치외교의 역사와 북한 정치과 같은 내용들을 공부하게 된다. 

이처럼 정치외교학은 정치를 직접 하고, 정치인이 되는 법이 아닌 국내/국제정치와 그 역사처럼 사회의 다양한 분야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정치외교학과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정치외교학과는 복수전공으로 다른 문과 계열의 학문과 함께 공부했을 때 그 시너지가 효과가 더욱 크다고 한다. 졸업 이후 원하는 직업과 취업을 염두에 두어 경제학과, 법학과, 사학과 등의 다른 학과를 같이 전공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정치외교학 전공자들의 취업 전망 

문과 계열의 학과들의 취업률은 저조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치외교학과는 ‘시너지 효과’ 때문에 다른 문과 학과들에 비해 취업의 기회가 많다. 즉, 정치외교확과를 나왔다고 해서 정치인이 무조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외교에 대해 더욱 공부하고 싶다면 대학원에 진학하여 정치학 교수가 되는 길도 있고, 로스쿨에 진학해 법조인이 될 수도 있으며, 국제법과 국제정치에 관심이 많다면 국제기구에 취업을 할 수도 있다. 또한 국립외교원에 합격해 외교관이 되는 학생들도 많고, 언론계에서도 활동하는 것도 하나의 가능성이다. 특히, 국립외교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에 합격해야 하는데, 선발시험은 필수 과목 이외에 국제정치학, 국제법, 경제학 중 선택하여 시험을 치르는 영역이 있기 때문에 정치외교학과에서 배우는 내용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치외교학과 전공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취업의 문들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전망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산업과 기술의 발달로 이과 계열의 직업들이 중요해지고는 있지만, 결국 그러한 새로운 과학 기술들을 활용하여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건 사람이기 때문에 국내/외의 문제들을 다루는 정치외교학과 인재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다. 

정치외교학과,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정치외교학과는 국내와 국제 이슈들과 시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어울린다. 평소 신문이나 뉴스를 즐겨 보고 이에 관하여 토론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는 꿈의 학과이다. 그러나 역사와 법, 그리고 사회현상들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스스로가 좋아하는 학과를 선택하여 진학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고 즐거운 대학 생활을 하는 길일 것이다. 

정치외교학과에서는 언어에 자신 있는 사람들이 더욱 유리하다. 특히, 공부하면서 읽는 학술 논문들과 책들이 영어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번역되어있는 책들의 경우에도 원서를 읽는 것이 더욱 명확하고 자세하기 때문에 영어로 된 책을 읽으면서 전체적인 내용을 스스로 독해하고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영어로 배우는 양은 세부 전공에 따라 다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기에 영어가 비교적 약하다고 해서 정치외교학을 배우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 좋겠다. 

기본적인 영어 실력에 더해 한 주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으로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글쓰기 능력이 되어있는 학생들이 정치외교학과에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외교학과에서 많은 시험은 “~에 대해 논하시오”라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자신이 배운 지식을 활용하여 본인의 생각을 글을 통해 명쾌하게 전달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정치외교학과를 그저 정치에 대해서 배우는 학과라고 생각한다며 크나큰 오해이다. 오히려 정치외교학과에서는 역사와 법, 이론들을 공부하며 국내와 국제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의 우리 반 반장처럼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리더들은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하는 것에 대해 꼭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그러나 정치외교학과뿐만 아니라 여느 학과도 마찬가지이지만 대학에 갈 때는 스스로 탐구할 열정과 의지가 있는 분야를 잘 생각해서 학과를 결정해야 한다. 단순히 성공과 취업을 위해서 달려가는 학생들에게 정치와 외교는 지루한 말들일 수 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 하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공부를 즐기지 못한다면 노력이 오래가지 못한다. 그러나 즐기는 사람은 천재가 가진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스스로 배우면서 언젠가는 천재를 뛰어넘는다. 학과를 선택할 때 자신이 즐길 수 있고 노력할 수 있는 학과를 선택한다면 언젠가 그 분야에서 천재라고 불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학생기자 오세진(SA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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