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취미들 중에서도 오해를 사는 부분이 많은 분야가 있다면 바로 게임이다. 게임은 이미 대중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는 취미로, 흔히 게임 하면 떠올리는 청소년층 외에도 중년층을 포함한 성인들 역시 게임을 즐긴다. 그만큼 게임 중독과 같은 현상들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 게임을 둘러싼 각종 비판이 함께 대두됐지만, 그러한 비판에 얼마나 정당성이 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수시로 도마에 오르는 대표적인 문제가 있다면, 바로 게임과 폭력성의 연관성이다. 게임이 처음 만들어진 1970년대에서도 ‘데스 레이스’라는 게임이 미국의 모 기자에게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우려를 들었을 정도로, 게임에 폭력적인 요소가 등장하고 그 때문에 비판 받는 것은 예전부터 이어져온 일이다. 정치인과 부모들, 전문적인 심리학자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폭력적인 게임이 그 게임을 하는 사람들 내에 심각한 폭력성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내놓지만, 그런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건 분명 경계해야 할 태도이다. 게임과 폭력성 사이의 연관성이 상당히 미미하다는 연구결과와 주장 역시 수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미국의 여러 언론과 정치인 사이에서는 학교에서의 총기난사 사건들이 청소년들이 게임을 즐기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전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해당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똑같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게임의 인기가 대단히 높지만, 그들에게서 미국의 총기난사범들과 같은 수준의 폭력성이 발현되지 않는 국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을 보았을 때 오락실 시절에는 격투로 상대를 제압하는 게임인 <스트리트 파이터 2>가 크게 유행하였었고, 비교적 최근에는 현실적인 총기가 등장하는 <서든어택>이 인기를 끌기도 했었으나, 미국에서처럼 학살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의 폭행이 학생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이를 근거로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총기난사는 게임만이 아닌 미국 사회만의 특징과 환경 등등에 의해 발생한다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시각 역시 존재한다.
그 외에도, 미국 심리학회의 미디어 심리학부는 2017년의 발표에서 게임과 폭력행위 사이에 특별한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시피 하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미국의 학술지 <심리학 조망>은 보다 균형 있는 입장을 취해, 게임이 폭력을 유발할 수는 있으나 욕설이나 타인을 밀치는 등등 비교적 경도의 폭력에 그치며, 치명적인 수준의 폭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내용의 문서를 내놓았다.
게임과 폭력 행위의 구체적인 연관성 외에도, 게임이 스포츠가 될 수 없다는 오해 역시 존재한다. 최근 게임은 “E스포츠” 라는 이름으로 국제적인 리그가 열리는 등 스포츠로 취급 받기 시작했다. 이에 반발하여 게임이 타 스포츠와 비교했는 때 물리적인 활동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게임이 스포츠가 아니라는 주장이 대두되었다. 하지만 게임은 분명히 통상적인 스포츠의 특징을 다수 갖추고 있다. 우선 많은 게임은 경쟁에 큰 중점을 둔다. 게임을 직업으로 삼는 프로게이머들은 대체로 자신이 플레이하는 게임에서 상위 0.1퍼센트의 순위를 달성해야 연습생으로 편입될 자격을 얻으며, 그렇게 선발된 연습생들 사이에서 확실한 능력을 보여야 정식 선수가 될 수 있다. 프로게이머들은 선수가 되고 나서도 전 세계에 포진된 실력자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비로소 인정을 받게 된다.
그 외에도 확고한 팬층이 존재하고, 각종 프로게임 리그가 국제적인 규모로 정기 개최된다. 대한민국 국내에서도 위상이 높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 대표적이다. 또한 일반적인 스포츠 선수들에 비하면 눈치채기 어렵지만, 프로게이머들에게도 스포츠에서 중요한 손과 눈의 조정력과 반응속도가 매우 중요한 능력으로 여겨진다. 화면을 통해 상대방의 현재 위치와 순간적인 공격 등등을 수시로 파악하며 즉각 대처하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게임을 둘러싼 오해는 어느 정도의 당위성이 있는 반면, 완전히 사실이라 하기에는 상당이 무리인 것들이 많다. 게임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은 이러한 주장들을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과장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학생기자 윤재인(상해중학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