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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장기화로 굶주린 ‘유학생’ 돕는다

[2022-04-15, 05:49:19] 상하이저널

유학생•교민 돕기, 사흘 만에 1천명 참여, 모금액 1억원 넘어
코로나19 대응팀 ‘희망나눔’ 기부 릴레이로 이어져

상하이 도시 전체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교민들은 식료품 구입난을 겪고 있다. 도심 외곽이나 한인 커뮤니티와 단절된 지역에 거주하는 교민 중에는 때아닌 굶주림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대학가 주변에 거주하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끼니를 챙기기도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교민사회가 발벗고 나섰다.

“유학생들이 굶고 있다는 청와대 청원을 접한 지 꽤 되는데도 왜 아무런 진전이 없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컸다. 상총련(상하이한국유학생총연합회) 회장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듣고 그냥 있을 수만은 없어 SNS를 통해 도움을 청하고 교민들의 후원이 폭발적으로 이어졌다.”

최근 유학생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박창주 씨(백의천사단 단장)는 유학생들에게 식료품을 전달할 방법을 찾다가 위챗 단톡방을 개설해 교민사회 도움을 청했다. 12일(화) 오전에 개설한 ‘유학생 도우미방’에는 10여분 만에 50명이 후원에 참여했다. 하루 지난 13일 오후 12시 30분까지 기부에 참여한 교민만 500명, 총 23만 9442위안(한화 4600만원)이 모금됐다.

기부 릴레이는 봉쇄로 곤경에 처한 교민들에게 향해졌다. ‘유학생 도우미방’에 이어 추가로 개설된 ‘희망 나눔방’에는 14일 자정 현재 약 470여 명이 기부에 참여했다. 모금액은 28만 6369위안(한화 5525만원)에 이른다. 

상총련, 유학생 500명 곤경에 처해

상총련(회장 김성준) 집계에 따르면, 봉쇄로 식료품 구입난에 처한 유학생들은 약 470명 정도다. 기숙사가 아닌 외부 주택에 거주하는 학생들로 상하이 한국인 유학생 1000명 중 절반에 이른다. 이 학생들은 한달 가까이 이어진 봉쇄로 상당수 학생들이 물, 쌀 등 기본 식자재는 물론 화장지, 생리대 등 생필품도 소진돼 불안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공되는 식사 외 학교별로 공동구매가 가능하지만, 외주 유학생들 여건은 심각하다. 평소 집에서 취사를 하지 않았던 학생들은 정부에서 준 구호품으로 밥도 조리도 할 수 없다. 평소 해오던 음식 배달, 온라인몰 물품 구매가 중단된 데다 공동구매도 거주단지 내에서 대량구입이 아니면 어렵기 때문에 식료품 수급 어려움에 처한 것.

푸동성당, 유학생 47명에 구호품 배송
한인연합교회 1만元 기부

봉쇄로 배고픈 고통을 겪는 유학생들 소식에 푸동성당에서는 지난 10일 유학생 47명에게 구호품을 배송했다. 한인연합교회(직장 6교구)에서는 1만 위안을 기부해 유학생 돕기에 함께했다. 

교통대 동문회, 후배들에게 라면 생수 지원

상하이교통대 동문들도 후배들 지원에 나섰다. 교통대 동문회는 민항 캠퍼스 30여 명의 유학생들에게 백산수, 신라면 등을 배송했다. 3월 10일부터 자가격리를 시작한 교통대 유학생들은 학교 인근 거주 아파트에서 현재까지 봉쇄 중이다. 교통대 동문회는 통행증을 보유한 차량으로 학교 주변 아파트 10곳을 순회 배달했다고 밝혔다. 

상하이교통대 한국인 유학생 대표 정지영, 양승연 학생은 "한국인 유학생 수가 줄고 한국학생들과의 교류도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선배님들의 이번 도움 덕분에 소통할 수 있는 다리가 연결된 준 것 같아 감사드린다"라며 손편지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외주 유학생 30명에 식료품 생필품 긴급 배송

푸단대•교통대 220명 물품 구입비 전달 예정

이어 12일 파리바게뜨가 유학생 100명에게 빵을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유학생 도우미방’에서 후원금을 조성한 교민들은 유학생들을 위한 식품 조달에 팔을 걷었다. 

생수, 김, 김치, 참치캔 등 식료품을 구입해 12일에는 푸터구 5명과 자딩구 4명 유학생에게, 13일에는 바오산구 19명과 호텔에 고립된 여학생 1명에게 식품과 생필품을 전달했다. 현재 방역 봉쇄로 특수상황이라 식품비보다 몇 배 더한 배송비를 들여야 하지만 유학생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전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에 따라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또한 직접 물품 구입과 배송이 가능한 푸단대 유학생 180명, 교통대 민항캠퍼스 유학생 37명에게는 물품 구입비를 전달하기로 했다. 또 조리도구(냄비)를 구입해 유학생에게 배송해주는 등 훈훈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교민과 유학생 1대1 연결 돕기
동화대•상하이외대상하이사범대 등 100명 지원키로

유학생들의 딱한 사정에 교민들은 발 빠르게 뜻을 모았으나 문제는 배송이었다. 봉쇄로 인해 택시는 물론 모든 차량이 정부에서 허가한 ‘통행증’이 없으면 운행할 수 없어, 유학생들에게 직접 물품이 배송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에 ‘유학생도우미방’에서는 물품 대량구입과 단체배송을 하는 것과 별개로, 교민들과 유학생을 1대1로 연결해 돕기로 했다. 이번에도 교민들은 1대1 돕기에 곧바로 지원했고, 우선 동화대 외주 유학생 일부에 해당되는 33명에게 실제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라면, 생수, 고추장, 생리대 등으로 구성해 다음날 15일 배송을 마쳤다.   

이어 상하이외국어대 24명, 상하이사범대 47명 등 해당 대학 외주 유학생들 모두에게 이 같은 방식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방범구역으로 발표돼 공동구매와 개인배송이 원활한 지역 교민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교민과 유학생 1대1 연결해 15일 동화대 외주 유학생에 식품 배송

 

 15일 동화대 외주 유학생에 생수 쌀 등 배송

 

“한 명도 예외없이 구호품 전달되길”

후원금을 기부한 교민 이 씨는 “유학생들이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생필품을 구하기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식품을 구해 전달하고 싶었지만, 봉쇄로 몸이 묶여있다 보니 현실적으로 유학생들을 도울 방법이 없어 답답했다. 후원금으로라도 학생들을 응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유학생 돕기’에 교민들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낸 박창주 씨는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가능한 일이었다. 적지만 몇 명의 학생들에게 구호품이 전달되는 결과를 보고 정말 잘 시작했다는 뿌듯함을 느꼈다. 한 명도 예외 없이 구호품이 전달되면 제 역할은 마무리될 것”이라고며 “앞으로도 이번처럼 선한 일에 함께 하는 분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십시일반 마음 나누자" 
북경한국인회도 상하이 교민 돕기 동참

한편, 상하이 교민들의 장기화된 봉쇄 소식에 북경한국인회에서도 ‘상하이 희망 나눔 모금’에 동참했다. 북경한국인회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상하이가 한달 가까이 봉쇄가 지속되면서 생필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십시일반 함께 마음을 나누자”라며 위챗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민간합동 대응팀 ‘통행증’ 발급 OK
배송 차량 해결될 것

'민관합동 2022 상하이 코로나19 대응팀'의 박상민 상해한국상회 부회장은 “봉쇄로 인해 식료품, 의료, 비자 등 도움을 요청하는 교민들의 전화가 하루 200여 통이 걸려온다. 구호품 지원이 시급하지만 물품확보, 배송능력, 해당 지역과의 협의, 지원 대상자 여건 판단 등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지원할 예정”이라며 “상하이시 정부에 요청한 차량 통행증이 발급돼, 곤경에 처한 유학생과 교민들을 위한 물품 배송문제가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교민 약 1000명이 참여해 모금된 후원금은 ‘2022 코로나19 대응팀’에서 관리 집행하게 된다. 기부금액과 기부자 명단 발표는 매일 상해한국상회 공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2 코로나19 대응팀’은 한국상회, 총영사관, SOS솔루션, 한식품협회, 코트라, 무역협회, 항공사와 각 지역 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됐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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