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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말하기 수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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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달라진 우리의 일상은 매우 많다. 특히 상해는 귀국한 한국인이 많고, 철수한 기업의 주재원들도 많다. 와글거리던 한국인들이 뜸해져서 인지 포동의 거리는 한국 밀집 지역인 렌양에서 조차 한국사람 만나면 반가운 얼굴들이 되었다.
포동의 유일한 한국 교육 기관인 상해포동 주말학교에는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아이들이 줄고,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많아졌다. 거의 대부분이 한국 가정의 아이들이고, 드물게 국제결혼 자녀들이 섞여 있었던 과거에 비하면 재학생의 1/4~1/3이 다문화 가정의 자녀라니 놀랄 일이다.
포동주말학교는 외교부 재외동포재단의 청소년 문학상 단체상을 세 번이나 거머쥐며, 세계의 1000개가 넘는 한글학교 중 최고로 글쓰기 교육 잘하는 학교라는 명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학교였다. 이 학교를 20년 간 운영해온 민명홍 교장은 수업 목표와 내용, 가르치는 방법까지 매년 바꿔가며 변형, 발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3년 전부터 다문화자녀를 위한 별도의 국제반을 만들었다. 그러나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로만 구성되었을 때의 문제점, 즉 한글을 배우면서도 본인들이 익숙한 중국어와 영어로 말을 하는 학급 분위기가 문제였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년 전에는 일반 학급에 다문화 자녀들을 섞어서 같이 어울리고 말을 배우게 했고, 몇 시간은 떼어서 수준별 그룹으로 한글 개별지도를 했다.
2024년도 올해에는 중국인 엄마들의 한국어 수업반 <맘클래스>를 운영하였고, 어린이들은 <무조건 말하기 연습> 두 가지의 수업에 집중하였다.
한글을 1~2년 배우면 어느 정도 읽고 쓰기는 하는데 입을 못 떼는 어린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을 위해서 1,2교시는 무조건 <말하기 연습> 집중 수업을 하였다. ㉠동요를 통해서 간단한 단어 익히기 ㉡노래를 부르며 발음 익숙해지기 ㉢교사들이 직접 만든 교재로 하루에 한가지씩 상황별로 대화 배우기 ㉣집에서 한국 부모와 연습 후 녹음 파일을 단톡에 올리기를 과제로 내었다.
매주 금요일 오후면 다들 발등에 떨어진 과제 제출하느라 위쳇 단톡방이 바쁘다.
“선생님, 이거 녹음 1분 제출하려면 열 번은 연습하며 틀리고 또 틀리고, 제일 나은 걸로 올리는 겁니다.”
“네네. 그렇게 연습하라고 내준 과제입니다.”
“스티커 받으려면 과제 해야 한다고, 요즘 딸내미랑 한국어 연습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합니다.”
한국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께 전화드리는 상황을 배운 그 주에는, 아버지께서 너무 즐거워하시며 한국에 계신 할머니와의 통화내용을 할머니의 목소리까지 그대로 제출하기도 하셨다. 할머니와 대화가 안 되는 손주를 두고 아버님은 얼마나 죄송한 마음이셨을까? 이럴 때는 교사의 마음이 아니라 그냥 부모와 자녀를 둔 사람의 마음이 된다.
[사진=수준별 수업]
2025년도 포동주말학교는 더 다양한 다문화수업을 계획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말하기 수업의 효과가 좋은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맘클래스>반에도 1시간은 무조건 말하기 실습을 하려고 한다. 되도록이면 한국남편과 다정한 대화를 할 수 있는, 때로는 웃기고 재미있는 상황을 교재로 만들어 보려고 한다.
말하기 연습을 열심히 한 어린이들이 겨울 방학 동안 잊어버리지 않도록 온라인으로 주 1회씩 말하기 연습을 하도록 방학특강도 준비하고 있다.
또, 3월부터는 외국인 아빠들의 한국어 수업반 <파더스 클래스>를 개설하여 외국인 아빠들도 한국어 배우기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포동주말학교가 임차해 있는 금사과학교의 국제반은 항상 청소년들로 활기차다. 저 애들도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을까?
교민 자녀들의 나이에 맞는 한국어 교육과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학교의 설립 취지이나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에게는 부모의 소중한 모국어를, 외국인들에게 재미있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도 포동주말학교의 교육목표가 되고 있다.
기사제공: 포동주말학교(대표위챗 delpina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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