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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의 각종 맥주(출처: 바이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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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는 물과 차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음료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음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중국 맥주는 약 9,000년 전 신석기 시대의 발효 음료에서 시작됐다. 19세기 말 서양 열강의 진출로 독일과 영국이 현대 맥주 양조 기술을 도입하며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1903년 설립된 칭다오 맥주(青岛啤酒) 양조장은 중국 맥주 산업의 시작점이 됐고, 이후 국영화와 개혁개방을 거쳐 세계 최대 맥주 소비국으로 성장했다. 21세기에는 수제 맥주 문화의 확산과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을 통해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며 독창적인 맥주 문화를 형성하며 칭다오 맥주는 물론 하얼빈 맥주(哈尔滨啤酒) 역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의 맥주 고급화 전략
중국의 고급화 맥주는 고품질의 재료(수입 홉, 특수 효모 등)와 정교한 제조 과정(긴 발효, 숙성 과정)을 통해 깊고 복합적인 풍미를 제공하며, 패키지 디자인과 브랜딩에서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주로 한정판 생산이나 지역 특산 스타일로 희소성을 높이고, 고급 레스토랑이나 전문 매장을 통해 소비된다.
지난 8월 화룬맥주(华润啤酒)가 발표한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고급화 맥주의 매출액은 237.44억 위안, 순이익은 47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맥주 판매량은 634.8만 킬로리터로 3.4% 감소했다. 이는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급 제품의 매출 증가를 보여주며, 중국 맥주 시장의 고급화 추세를 보여준다.
화룬맥주는 중국 내 자사가 운영하는 국제 브랜드 ‘하이네켄(Heineken)’을 더 많은 도시에 진출시키고 있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음악 페스티벌 같은 MZ세대가 선호하는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를 홍보하고 있다.
중국 맥주 시장은 성장 중
중국 국가통계국(国家统计局数)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중국 맥주 시장은 총생산량 3,789만 킬로리터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총매출액은 1,863억 위안으로 8.6% 증가했고, 총이익은 26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5.1% 증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올해 9월, 중국의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 생산된 맥주량은 290.4만 킬로리터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으며, 이는 올해 들어 첫 단일 월 생산량 증가율을 달성했다. 중옌푸화(中研普华)산업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규모 이상의 맥주 기업 매출은 약 1,9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하고, 총이익은 270억 위안으로 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중국 맥주 산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맥주 시장의 위기
그러나 최근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한 세미나에서 벨기에의 다국적 맥주회사인 AB 인베브의 중국 관련 매출이 2023년 3분기 동안 3개월 만에 1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의 경제 악화와 소비자들의 외식 감소로 인해 식당과 술집 방문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AB 인베브는 "사람들이 식당과 술집에 방문하는 빈도가 줄고 있다"고 설명하며 중국 시장에서의 위기를 인정했다.
중국 내 맥주 소비량 감소는 경제 성장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 팬데믹 이후 외식 문화의 변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음주를 줄이거나 저칼로리·무알코올 음료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맥주 주요 소비층인 20~34세 인구 비율 감소와 중국 전통주인 바이주(白酒)와 고급 주류로의 수요 이동이 맥주 시장의 축소를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팬데믹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의 여파로 인해 술자리 문화가 위축되면서 소비 감소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기자 전소윤(저장대 멀티미디어학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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