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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 11] 새콤한 산딸기와 동심으로 '위야오(余姚) 옌워옛길(燕窝古道)'

[2024-12-30, 05:32:38] 상하이저널

산다는 것이 묵묵히 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삶을 견디는 일이 아닌, 그 순간순간을 축제처럼 즐기며, 여기 내가 속한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모습으로 살고 싶다. 매일매일을 나의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산행을 하는 순간만큼은 나의 것이라고 말하고 싶고, 가을바람이 이끄는 대로 바람따라 걷다가 마주친 풍경에 감탄하면서 즐겁게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 

옌원(燕窝)



따뜻하게 떠오르는 햇살이 너무 예쁜 날에 닝보(宁波)에 가는 기차에 올랐다. 목적지는 닝보(宁波)의 위야오(余姚)에 있는 명나라때 만들어진 옌워옛길(燕窝古道)이다. 한국어로는 '제비집'이라는 뜻인데 이름이 참 예쁘다. 반짝이는 햇살과 시원한 바람과 가을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풍경이 그림같은 옌워 입구(燕窝古道入口)에 도착했다.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등산로 양쪽으로 붉게 익어가는 산딸기에 정신이 팔려서 동심으로 돌아가서 새콤달콤한 추억의 맛을 회상하며 즐겁게 산행을 시작했다. 

즐거운 트레킹 코스 





옌워(燕窝)는 버스 정류장이 있는 옌후촌(雁湖村)을 지나서 걷다가 옛길 입구(燕窝古道入口)에 도착해서 계단길을 따라서 올라가면 된다. 산행은 량워셴(梁窝线)이라는 길을 따라가다가 싱자산(杏家山)을 넘어서 양지바른 곳에 있는 몇 개의 외딴집을 지나서 즈롱묘(紫龙庙)까지 가는 트레킹 코스를 선택했다. 

산속에 숨어있는 외딴집 



양지바른 곳이라고 느낄 수 있게 햇볕이 잘 드는 멋진 곳에 몇 채의 집이 있다. 돌로 정성 들여서 지은 집들이 빈집으로 변해서 곧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집주인은 도시로 갔는지, 더 먼 세상으로 떠났는지 알 수 없지만 한때는 누군가의 보금자리였을 텅 빈집의 행복했던 추억을 상상해 본다. 집 앞에는 햇볕이 너무 잘 들어서 12월에도 마치 봄처럼 온갖 종류의 산나물이 자라고 있었다. 돈나물, 달래, 쑥, 돌미나리 등이 자생하고 있어서, 잠시 여유를 즐기며 열심히 뜯어서 가져왔다. 나는 시골에서 어린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산과 들에서 나물을 캐는 것이 너무 즐겁다. 

대나무 숲길과 억새풀




계절을 잊은 대나무는 푸르름을 자랑하고, 중국인들은 괭이를 가져와서 땅을 파고 죽순을 채취하고 있었다. 땅속에서 봄날을 기다리는 죽순이 영문도 모른 체 파헤쳐지는 순간이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이 바라만 보았다. 나에게 대나무 숲길은 언제나 위로와 평안을 주는 곳으로 때로는 피곤하고 지칠 수도 있지만 절대로 구부러지지 말고 꿋꿋하게 나의 길을 가라고 응원을 하는 것 같고, 항상 긍정적인 푸르름을 유지하라고 몸소 보여주는 것 같아서 쭉쭉 뻗은 대나무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걷는 것이 참 좋다. 

그리고 가을날의 운치를 더해주는 여린 듯 강인한 억새풀이 흔들리는 모습은 대나무와 대조가 되어 정감이 간다. 바람이 불면 바람과 함께 흔들리다가 쓰러지지 않고 우뚝 일어서는 오뚝이 같고 하얀 눈꽃나무가 살랑살랑 춤을 추는 것 같아서, 나도 따라 흔들흔들 춤을 추고 싶어진다. 

아름답게 무르익은 가을빛의 옌후(雁湖)





옌워 아래에서 흐르고 있는 옌후(雁湖)의 물줄기는 구룡만(九龙湾)으로 흘러간다. 옌후의 나무들은 가을빛으로 너무도 아름답게 빛나고, 짙은 붉은 톤의 풍부한 색감이 눈길을 사로잡고,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와 세상사 모든 고민을 날려준다. 

햇빛에 반짝이는 고요한 강물을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고, 산과 나무의 다양한 색감이 물결위에 흔들리며 가을의 깊은 맛과 향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특별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곳이다.

옌워(燕窝古道) 가는 방법 

홍차오역(上海虹桥火车站)에서 7시 32분에 출발해서 위야오북역(余姚北站)에 9시 17분에 도착했다. 남쪽광장에서 102 또는 106번 버스를 타고 위야오 남부 버스 터미널(余姚汽车南站)에 가서, 시내버스(521, 522, 523,526번)로 갈아타고 가다가 예자다이(叶家埭)에서 내리면 된다. 예자다이에서 버스터미널에 가는 마지막 버스는 17시 05분에 출발한다.

•홍차오역(虹桥火车站)-위야오베이(余姚北站): 1시간 45분 소요 
•기차요금: 98元
•버스요금: 1~2元
(옌워:燕窝古道山(杏家山))
•입장료: 무료 
•주소: 浙江省余姚梨洲街道雁湖村叶家埭

·사진_ 정은희 
상하이산악회 단체방을 운영하며 매주 상하이 인근 산행을 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상하이리포터, 한국컬러앤드패션트렌드센터(CFT) 패션애널리스트, 상하이 <좋은아침> 기자로 활동했다. (wechat ID golo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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