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통의 마음
자신의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 길에서 줍게 된 돈의 주인을 찾아 주는 것 등등 사람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통의 마음이나 감정을 인지상정이라 한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통의 마음⋯. 대한민국은 최근 10여년을 거치며 남북으로만 나뉜 것이 아닌 동서로, 나이 때 따라 극심한 분열과 혼돈을 거듭했음을 본다.
여전히 잊을 수 없고 전국민에게 트라우마로 남은 세월호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을 보며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통의 마음이 존재하지 않음도 알았다. 특정 지역에서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이 인지상정이 되고 우리는 더 이상 누구나가 아닌 각자의 기준대로 존재한 인지상정 덕에 혼돈의 끝판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곳곳에 켜져 있는 촛불들을 보며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통의 마음이 이 혼돈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열쇠임을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4900만 속의 나
예전 대학생 시절 임수경이라는 한 학생이 대한민국 대학생을 대표해 방북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대학생이던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분노했다. 나는 그에게 위임장을 준 적이 없는데 그는 버젓이 행사에 참여해 대한민국 대학생의 대표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굉장히 독특한 학생이었고 누구나에 속할 수 없는 정서를 가졌음을 보게 된다.
광화문에 모인 100만이 넘는 촛불을 보며 어떤 이는 참여하지 않은(‘동의하지 않는’으로 해석하는 듯) 4900만 이야기를 언급하고, 어떤 이는 자기 일에 충실한 4900만이라는 표현을 하며 촛불 100만개를 폄하하려 함을 보았다. 1989년 치기와 개인의 신념에 가득 찬 한 대학생이 나의 명의를 도용한 분노를 2016년에 경험한다.
그 두 사람에게 고한다. 1명은 빼 달라. 해외에 있지만 내 마음속에 촛불은 진작에 켰다. 내 일에 열심을 내려 하지만 비정상을 정상이라 포장하는 피의자를 보며 이 또한 쉽지 않다. 그들이 4900만에 속한 나를 자신의 입에 올릴 이유가 없다. 그 두 사람은 누구나에 속할 수 없는 정서의 사람들이다.
아줌마에게 있어서 보수와 진보
나의 삶은 지극히 보수적이다. 아이들을 양육할 때 교육, 이성관계, 금전문제, SNS 사용 영역 등 다방면에 걸쳐 아이들이 고루하다 여기는 원칙을 세우고 고수하며 보수적 사고를 지향한다. 지키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가며 시기에 따라 유동성 있게 이 원칙을 고민하고 지혜롭게 바꿔야 될 때가 있다. 감정이 충돌하고 깨지면서다. 선행을 시키지 않는 것,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주도하도록 조화를 맞추는 데 있어서는 진보적인 생각들과 지혜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보수와 진보로 나뉜다 하지만 이것은 정치인들이 만든 틀이다. 원칙을 잘 지키는 가운데 옳고 그름을 인정하고 구분할 줄 아는 보수라면 내 안에 있는 보수는 이를 수긍한다. 사회가 좀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나아가는 진보라면 내 안에 있는 진보는 이를 환영한다. 원칙이 파괴되고 비정상이 활개를 쳤다. 보수라는 말을 아무나 갖다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젊은이들에게 물었단다. 대한민국에 꼭 지켜졌으면 하는 것은 원칙이란다. 원칙대로 되었으면 좋겠다.
Renny(rennyh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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