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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신의 선물

[2017-06-27, 05:00:00] 상하이저널
감동! 감동! 오랜만에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감동을 느꼈다. 이미 예매를 하고 1년을 기다린 그날 억수 같이 내리는 비를 뚫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곳에 갔다. 노장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상하이 교향악단의 연주, 사실 클래식 음악보급이 길지 않은 중국에서 교향악단의 기대는 평상시엔 늘 크지 않았다. 하지만 누가 이끄냐에 따라 연주의 감동이 얼마나 달라 지는가에 대해선 10년전 정명훈씨 의 연주를 듣고 익히 알고 있었기에 그날도 기대를 가지고 음악을 사랑하는 지인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곧 듣게 될 노장의 음악을 나누기도 했다.

한국의 정명훈. 일본의 오자와 세이지와 함께 아시아 최고의 지휘자인 인도의 주빈 메타, LA 필 뉴욕필 등에서 활동하며 세계적인 지휘자로 명성을 날린 80대 노장의 연주는 오랜 기다림도 아랑곳 없이 충분한 감동을 주었다. 같은 악단으로 이렇게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니…. 바그너와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베토벤의 교향곡7번까지 그 특유의 강렬하고 서정적인 곡해석은 또 다른 특별한 감흥이 있었다. 음악과 함께한 긴 세월이 몸짓 하나하나에 흠뻑 베어 자연스럽고 여유있게 흘러 나오는 선율은 긴장감이 아닌 평안하고 내면의 인간의 본성을 자극했고 어느새 눈가에 젖어 드는 감동이 흘렀다.

교육되고 훈련된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인간 본연의 감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깍꿍"만 해도 소리 내서 웃고 엄마를 찾아 우는 아기, 가랑잎 굴러가는 것 만 봐도 웃음이 나고 시한구절에 눈물이 흐르는 10대, 사랑하는 연인과 뜨거운 사랑, 또 조금은 주책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 아줌마들의 큰 웃음.
이런 것들은 인간 본연의 자연스러운 감정의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언제인지 사람은 늙어가면서 웃음이 없어진다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특히 크게 소리 내서 웃는 웃음. 그러고 보니 노인들의 소리 내는 웃음을 들어보긴 했던가? 순간 지어내지 않은 자연스럽게 내 몸이 반응하는 기쁨과 감동이 어느새 점점 세월 속에서 묻혀져 간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그날의 감동이 나를 깨웠다.

함께 간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기였던 연우도 어느새 자라 옆에 나란히 앉아있다. 어떤 아이는 졸기도 하고 하품도 한다. 하지만 예전에 그랬던 아들이 이제는 더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고 있는 것을 보며 낯설다고 여기는 이런 환경들이 오히려 순수한 본연의 모습을 깨워 계속해서 우리를 함께 웃고 느끼고 즐기는 풍요로운 삶의 질을 높여갈 것이다.

'음악은 세계모든 이들의 공통된 언어다' 란 말에 동의한다. 언어도 다르고 서로 친분도 없지만 음악으로 수세기 전의 작곡가를 이해하고 그 선율로 다 함께 감동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이지 커다란 신의 선물인 것 같다. 음악의 대가 노장의 지휘에 흐르는 연주는 우리 모두 에게 감동을 주었다. 음악회장을 나오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돌아오면서 우리부부는 지인과 함께 중국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세계 각국의 명 연주가들의 이렇게 좋은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이곳 생활의 한가지 혜택이지 않냐며 입을 모았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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