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국민 브랜드의 몰락’ 중국 언론들의 후이웬주스(汇源果汁)에 대해 쓴 뉴스의 제목이다. 한 때 중국의 대표 브랜드로 꼽히던 후이웬이 홍콩 거래소에서 퇴출되었다.
20일 제로만보(齐鲁晚报)에 따르면 18일 홍콩거래소는 중국 후이웬주스그룹의 상장이 폐지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미 후이웬주스는 ‘상장 폐지 종목’으로 분류되었다. 이에 대해 후이웬 그룹 측은 “홍콩 거래소의 이 같은 결정에 실망이며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최종 결론이 난 이상 번복은 어려울 듯 하다.
상장 폐지의 발단은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였다. 2017년 말까지 총 부채만 114억 위안에 달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후이웬주스가 베이징 후이웬 음료에게 42억 7500만 위안을 대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두 회사 사이에는 계약서도 체결하지 않았고 심지어 이사회에서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 대출건에 대해 홍콩 거래소는 중요 공시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거래를 중단시켰다. 이후 홍콩 거래소는 2020년 1월 31일 전까지 거래 재개 조건을 갖추지 않을 경우 상장을 폐지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홍콩거래소의 거래 재개 규정에 부합되지 않아 상장 위원회에서는 후이웬의 상장 지위를 박탈하고 폐지시킨 것이다.
1993년 독일 뮌휀 식품 전시회에서 500억 달러 계약 성사를 시작으로 같은 해 중국 정치행사인 양회(两会) 공식 음료로 지정되면서 후이웬 브랜드가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09년 코카콜라에 매각이 실패한 뒤 계속된 적자로 결국 상장 폐지를 겪었다. 누리꾼들 대부분은 이제는 ‘농축액’보다는 ‘착즙’의 시대라며 현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한 기업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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