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 자리에서 명절을 보내라’
중국 정부의 ‘이동 자제’ 호소가 이어진 지 한 달 만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6일 북경일보(北京日报)는 중국 온라인 여행사 취날(去哪儿) 데이터를 인용해 춘절 연휴 기간 항공권 예약 평균 결제 가격이 651위안(11만원)으로 전년 대비 100위안, 2019년 대비 200위안 이상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5년내 최저가 수준이다.
과거 연휴 기간 인기 노선으로 꼽혔던 베이징-싼야 항공권은 올해 최저가 610위안(10만원)으로 지난 2019년 평균가인 2522위안(43만원)보다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상하이-하얼빈 노선, 광저우-베이징 노선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중국 일부 지역에서 감염세가 지속되면서 장거리 여정에 불안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각 지방정부에서 내놓은 격리 정책, 코로나19 핵산 검사 증명지 요구 등의 강력한 방역 조치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교통운수부는 지난 23일 전국 철도, 도로, 선박, 항공 이용 승객이 1880만 명으로 지난 2019년 대비 58.7%, 전년 대비 54.9%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본격 춘절 대이동이 시작되는 1월 28일부터 이동이 마무리되는 3월 8일까지 전국 이동객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휴 기간 장거리 노선 항공권 예매율이 주춤한 반면 현지 관광지에 대한 검색량은 급증했다. 지난 한주간 취날 플랫폼에서 ‘현지 관광지’ 검색량은 전주보다 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관광지 패키지’ 검색량 역시 전주 대비 40% 증가했다.
대표적 예로, 상하이 총밍다오(崇明岛) 일대 호텔 예약은 이미 지난 11일부터 절정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총밍 지역 예약 건당 평균 가격은 3605위안이다. 현지 가장 인기가 높은 총밍 하야트 리젠시 호텔은 음력 1월 2일, 3일인 2월 13일, 14일 하루 평균 2000위안의 가격으로 모두 매진된 상태다.
중국 지도 플랫폼 가오더디투(高德地图)도 이번 춘절 연휴 전국 고속도로 이용객이 크게 분산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연휴 전 전국 고속도로 하루 평균 정체량이 전년 대비 3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는 오는 2월 6일 10시부터 12시, 오후 2시부터 5시 첫 번째 정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2월 13일, 15일까지 혼잡도가 점차 높아지기 시작해 17일 정체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