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바오, 징동에 이어 중국 3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꼽히는 핀둬둬(拼多多) 창업자 황징(黄峥) 회장이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난 지 8개월 만에 회장직을 내려놨다.
18일 차이신(财新)에 따르면, 황징 회장은 지난 17일 저녁 2021년도 주주들에게 회장직 사임 소식을 알리며 더 이상 회사 경영직을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후임 회장직은 현 핀둬둬 CEO인 천레이(陈磊)가 이어받는다.
이에 따라 황 회장의 한 주당 1:10의 의결권은 소멸되고 해당 명의의 의결권은 핀둬둬 이사회에 위임돼 투표 형식으로 결정된다. 다만 황 회장은 자신의 명의 주식을 향후 3년간 매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17일 핀둬둬 주식은 7.1% 하락한 149.46달러/ADS로 거래를 마감했다.
앞서 핀둬둬는 3월 17일 미국 주식 개장 전 회계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 밝혔으나 현재까지 업데이트 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7월 황 회장이 CEO직을 사임한 시점을 기준으로 황 회장의 지분 비중은 기존 43.3%에서 29.4%로, 의결권은 88.4%에서 80.7%까지 떨어졌다.
차등의결권, 즉 같은 주식이라도 다른 의결권을 갖는 핀둬둬의 경우 B종의 한 주는 10명의 의결권을, A종의 한 주는 1명의 의결권을 대표한다. 황징은 주요 주주 가운데 유일하게 B종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이자 최대주주였다. 회장직에서 내려오면 황 회장의 1:10의 의결권은 소멸되며 보유한 모든 주식은 가중평균으로 계산된다.
사임 후에도 황 회장은 여전히 최대 지분과 최대 의결권을 보유한다. 그러나 텐센트, 골드만삭스, 세쿼이아(红杉) 주주들의 의결권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황 회장은 지난해 7월 1일 핀둬둬 CEO직을 사임하고 공동 창업자이자 전 CTO인 천레이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황 회장은 1년 정년이 되는 7월에 천레이에게 회장직을 승계할 예정이었으나 업계 경쟁과 팀 발전 등의 내∙외적 요인으로 시기를 더 앞당기게 됐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업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고 규모와 효율이라는 전통 경쟁 방식으로는 불가피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핵심 과학기술과 이론에 근거한 답안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내부 운영 및 관리팀의 성장을 가속화하면서 핀둬둬는 이미 경자본 모델에서 중자본 모델로 점차 전환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가 차세대 관리자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0년 뒤의 고속, 고품질 성장을 확보하려면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이 들었다”며 “창업자로 뛰쳐나와 10년 뒤 길가의 돌을 만져보는 것이 적임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임 후 황 회장은 식품 과학 및 생명 과학 분야 연구에 종사할 예정이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