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학 입학생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매년 대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한때 대학교를 나오면 취직 걱정은 없던 우리나라의 교육 풍토는 청년층(25~34세)의 69.9%가 대졸이라는 결과를 불러왔다. 현재 중국의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인구수는 약 1억 4천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0% 정도이며, 청년층의 대졸 비율은 26%를 웃돌고 있고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9년, 가오카오(高考) 응시생 천만 명 시대를 맞이한 중국의 교육. 그로 인해 중국 인력 시장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중국의 가려진 빈부격차
화려한 도심의 불빛을 자랑하는 도시에 비해 중국의 농촌 지역은 열악하다. 중국의 1급 도시에서 멀어질수록 공장과 일자리가 턱없이 줄어들고, 생활 수준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이런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해도 넘쳐나는 노동력으로 인해 도시 빈민이 생긴다. 작년 5월, 전국인민대표대회(十三届全国人大三次会议) 폐막 기자회견에서 리커창 총리는 중국 인구 중 6억 명의 한 달 수입이 1000위안이 안 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모두가 잘사는 샤오캉(小康) 사회에 접어들었다는 중국의 입장과 상당히 거리가 먼 발언이 총리의 입에서 나오자 중국의 심각한 빈부격차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농촌의 열악한 교육 시설(출처 : 바이두)
어느 나라나 그러하듯 중국 역시 빈곤을 벗어나고자 선택한 방법은 교육으로, 이로 인해 중국의 교육열 역시 한국 못지않게 과열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 현실적인 임금 수준을 고려한다면 대학을 나오는 것이 마땅하다고 느껴진다.
2020년 중국의 1인당 GNI(총 소득에서 인구수를 나눈 값)는 9,979달러로 중국인의 한 달 평균 수입은 약 5,400위안이다. 그리고 중국의 통계업체인 즈롄자오핀(智联招聘)에 따르면 작년에 졸업한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의 평균 월급이 5,290위안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중국 전체의 평균 수입보다 낮게 나오지만, 초봉인 것을 고려한다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특히 컴퓨터공학 관련 학과 졸업자의 평균 초봉은 6,858위안으로 가장 높게 측정되었다.
작년 졸업생 평균 월급과 연도별 대졸 평균 월급 변화 (출처: 즈롄자오핀(智联招聘) 통계)
한편, 지난 6년간 대졸 이상 인구의 월급이 꾸준히 올랐다. 2015년과 비교해서 2019년의 월급은 5년 만에 15.7%나 인상된 모습을 보인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고용시장이 전반적으로 냉각되면서 작년에는 월급 인상률이 한풀 꺾였지만,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높아지는 학구열
대학교를 졸업하면 20대부터 평균 이상의 삶을 영위할 수 있으니 누구나 대학교에 가고 싶을 것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대학 진학률이 높아졌는데 2000년에 95만 명이던 대학 입학자 수가 2020년에는 874만 명으로 9배 이상 늘었다. 그동안 단 한 차례도 줄지 않고 꾸준히 대학 입학자 수가 상승한 결과이다. 문화적으로 비슷한 한국, 일본과 비교하면 최근 일본의 대학 진학률이 58.1%, 한국의 대학 진학률이 79.4%에 비해 중국의 대학 진학률은 무려 81.6%에 달한다. 한국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대학 진학률이 1위인 것을 고려한다면 중국의 대학 진학률이 세계적으로 최상위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오카오 응시자 수와 대학 입학자 수 비교(출처 : 艾媒咨询)
중국의 공인 통계업체인 아이미디어리서치(艾媒咨询)에 따르면 가오카오를 본 사람들의 56.8%는 ‘취업 전망과 급여’를 고려하여 대학 학과를 선택했다고 했다. 뒤를 이은 ‘개인의 흥미(36.6%)’와 ‘유명 학과 지원(34.4%)’보다 압도적인 수치이다. 그로 인해 평균적으로 가장 높은 월급을 받는 컴퓨터공학 관련 학과가 선호도 42.3%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은 학과들도 평균 임금이 높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관련 학과였다.
2021년 상반기 가오카오 응시자들은 주로 4차 산업과 관련 있는 이과계열 학과(컴퓨터공학, 인공지능 등)를 선호한다. (출처 : 艾媒咨询)
심해지는 수입의 격차
교육의 격차가 젊은 층의 구직 활동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도시와 농촌 지역 간의 수입 격차도 심화되었다. 작년 가을 구직 시장에서 베이징(北京)의 평균 월급이 11,623위안으로 측정돼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상하이(上海), 선전(深圳), 광저우(广州), 항저우(杭州) 등 주로 명문대가 있고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 대도시들이 높은 월급 수준을 자랑했다. 작년 전체 중국인의 평균 월급이 5,400위안임을 고려하면 대도시의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은 고학력자와의 임금 격차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의 수준 차이로 인한 도농 간 임금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출처 : 바이두)
목표는 입학이 아닌 취업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중국 대졸자의 취업률은 90%에 달하고 전체 대졸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00만 명이 공공근로부문으로 취직을 했다. 중국의 정책적 특성상 국가에서 인재들을 대거 고용할 수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 매년 수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에 리커창 총리는 대졸 취업을 장려하기 위해서 기업의 취업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금 감면과 교육 보조수당 등을 지원해 매년 넘쳐나는 졸업예정자를 기업이 직접 뽑아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학자금 지원과 취업 수당, 임금 격차수정을 통해 도농 간 지역 격차를 줄이고 인재들이 도시로만 유입되는 현상을 줄이기 위한 정책도 펼쳤다.
중국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90%에 달하지만 정부 고용을 제외한다면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출처 : 바이두)
중국 전체 인구 중 대졸자의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한국과 일본에서 겪고 있는 취업난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단편적인 예로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OECD 내 1위였지만, 한국의 대졸자 취업률은 76.7%로, OECD 평균 84.2%에 비해 7.5% 낮았다. 중국이 이러한 취업난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분야별 전문 인재 양성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학생기자 신대석(저장대 국제경제와무역학과)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