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샤오미(小米)를 거래 제한 기업으로 지정한 지 4개월 만에 명단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
12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은 미국 정부와 샤오미가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거래 제한 기업 블랙리스트 명단에서 샤오미를 제외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 제출된 문건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샤오미를 ‘중국 군사기업(CCMC, Communist Chinese Military Companies)’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하고 향후 법원의 초동 금지 명령에 상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와 샤오미는 블랙리스트 명단 제외 결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한 뒤 오는 20일 전까지 법원에 결정 초안을 제출해야 한다.
소식이 전해지자 샤오미그룹(01810.HK) 주가는 6.1% 오른 26.1홍콩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퇴임 직전 샤오미 등 중국 기업 44곳을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1월 15일 이후 미국인 및 미국 기업의 샤오미 증권 거래가 금지됐고 3월 15일 9시 30분부터는 샤오미 증권 매입이 금지됐다.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자 샤오미 주가는 당일 11% 급락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약세를 보이면서 한때 33%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이후 샤오미가 100억 위안대 환매 계획을 밝혀 주가는 다소 진정되긴 했으나 지난 11일까지 누적 하락폭은 25%을 넘어 시가총액이 약 2000억 홍콩달러(30조원) 증발했다.
이번 미 국방부의 블랙리스트 제외 결정으로 샤오미의 관련 리스크가 크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샤오미 2대 주주인 린빈(林斌) 공동 창업자 겸 부회장은 미국인으로 전체 주식의 9.5%에 달하는 24억 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샤오미 10대 주주 중 미국 투자기관인 블랙록, 뱅가드, 스테이트 스트리트 세 곳이 6.5%에 달하는 16억 23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도 샤오미의 투자자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기업이 법률 루트를 통해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일을 보호한 것을 지지한다”며 “미국이 전 정부의 잘못을 시정하고 중국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을 위해 공평, 공정, 비차별적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