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와 펩시는 전 세계적으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탄산 음료 계의 양대 산맥 이다. 알코올음료의 대체품으로 탄생한 음료수가 코카콜라이며 이로 인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콜라 계의 원조로 자리를 잡았다. 코카콜라의 성공 이후 동종업계인 펩시가 탄생하였다. 코카콜라의 최대 라이벌이지만 2021년 5월 기준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코카콜라가 23만달러, 펩시가 20만달러로 코카콜라가 앞서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나라의 탄산음료 시장 속 코카콜라의 판매량은 20% 정도 밖에 안되지만 중국에서의 콜라 판매량에 있어서는 코카콜라의 판매량이 펩시와 비교해 월등하게 높다. 이는 중국인의 색깔의 관한 문화가 한 몫 했다.
중국은 펩시보다 코카콜라
코카콜라와 펩시 이미지(출처: 바이두)
2018년 중국 내 콜라 점유율(출처: EUROMONITOR)
코카콜라와 펩시는 현재 탄산음료 업계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 시장조사 기업인Euromonitor에 따르면 2018년 코카콜라는 전 세계 탄산음료 시장의 46%, 중국 시장에서는 70.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중국 시장에서 코카콜라의 점유율은 70%로 거의 독주에 가깝다. 이에 반해 펩시 콜라는 25.4%에 그쳤다. 코카콜라와 펩시의 탄생 일화를 모르는 사람들 역시 코카콜라를 은연중에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코카콜라의 대표 색깔이 우연히 붉은색의 문화를 가진 중국에서 무의식 마케팅으로 통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인 티머시 윌슨(Timothy Wilson)은 ‘무의식이란 의식에 도달하지 못하지만, 그 사람의 판단과 감정, 그리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작용’이라고 정의했다. 이처럼 인식 활동 중 무의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95%이며 의식은 단 5%에 불과하다. 인간은 새로운 것보다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무의식적으로 선호한다. 중국에서 코카콜라가 이 무의식 마케팅의 예시이다. 코카콜라의 외관은 붉은색이며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색깔 또한 빨간색이다. 중국 내 코카콜라 점유율이 70% 이상을 차지한 이유에도 붉은색을 선호하는 문화적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인이 사랑한 색깔, 빨강
중국의 오성기
중국의 춘절
중국의 색깔을 떠올리면 단연 붉은 색을 떠올리게 된다.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红旗) 때문이기도 하지만 붉은색은 중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상징이기도 하다. 복의 색깔인 빨간색, 죽음의 색깔인 흰색, 불륜을 상징하는 초록색 등 중국에서 색깔이 갖는 의미가 다양하다.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에는 붉은색 배경에 황금색 별이 그려져 있다. 오성홍기처럼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붉은색과 황금색이다. 이 색깔들은 예로부터 행운을 불러오고 액운을 쫓는 색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특히 붉은색의 경우 다른 색보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색깔이다.
중국인의 빨간색 사랑은 경축일이나 명절에 특히 잘 드러난다. 중국의 설날인 춘제(春节)와 같은 명절에는 붉은 폭죽을 터트리며 축하하기도 하며 결혼식과 축하연회 등에서도 반드시 붉은색을 사용한다. 또한 붉은색을 사용하는 문화는 일상생활 속 많은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겨울철 붉은 내복을 선물하는 것 또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 역시 빨간색을 좋아한다. 중국의 국민 은행인 중국은행(中国银行))도 붉은색 로고를 사용하며, 알리바바의 뒤를 잇는 거래 기업인 징동(京东)에서도 로고에 붉은색을 사용하고 있다.
흰색, 검정색, 녹색은 피해야 한다?
중국의 녹색모자 밈(meme) “너 부인이 이(녹색)모자 너 주라고 줬어”(출처: 바이두)
선호하는 색깔이 있다면 반대로 불호 하는 색깔도 있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축의금을 전할 때 흰색봉투를 사용한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 ‘죽음’을 상징하는 색깔인 흰색 봉투를 사용하면 무례한 사람으로 낙인 찍힐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중국에서 검정색 또한 흰색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검은색의 경우 예를 들어 헤이런(黑人)의 경우 호적에 오르지 못한 사람 혹은 범죄자를 일컫는 말일 정도로 중국 내에서 극도로 꺼려하는 색깔이다. 또한 장례를 치른 고인조차 수의로 검정색 옷을 입히지 않는데 검정색 수의를 입으면 사후 당나귀로 환생한다는 속설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바람난 부인을 뜻하는 유행어인 다이뤼마오쯔(戴绿帽子)는 중국어로 녹색 모자를 썼다는 의미를 지닐 정도로 녹색에 대해 부정적이다. 녹색이 환영 받지 못하게 민간 일화가 있다. 원나라 때 한 젊은 부부가 있었고 남편은 장사 때문에 종종 집을 비우게 되었다. 아내는 남편이 집을 비운 날에 비단 장수와 바람이 났고 남편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남편이 집을 비울 때 녹색 모자를 씌워 비단 장수가 안심하고 아내의 집에 오도록 하는 신호였다. 이 민간일화가 전해지기 시작하면서 중국에서 녹색은 기피하는 색깔이 됐다.
중국시장을 간파할 와일드카드는 ‘빨간색’?
쿠쿠 밥솥(출처: 타오바오)
중국에서 색깔은 일상생활 이외에도 많은 분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절강성 절강 경제발전센터(浙江省浙商经济发展中心)에서 발표한 2020년 중국의 100대 기업의 기업이미지 로고 중에서는 흰색이나 검정색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빨간색 혹은 노란색을 사용했고 40여 개의 기업들은 옥(玉)을 상징하는 색깔인 푸른색을 사용했다. 한국기업도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색깔 마케팅을 시도한 사례도 있다. 한국의 가전제품 기업인 쿠쿠는 중국으로 수출하는 전기밥솥의 색깔을 붉은색으로 하고 금테를 둘러 수출하여 중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중국에서 색깔이 끼치는 문화적 영향은 아직까지도 크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색깔인 빨간색을 이용하여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비즈니스 업계에서는 당연한 관례가 되었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색깔이 일상생활 이외에도 경제 분야까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은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학생기자 공라영(저장대 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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