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구체적인 이동 원인 확인 불가”
현장에는 왕홍(网红)들로 북새통
중국에 때 아닌 코끼리 떼가 밤낮없이 민가 부근에 나타나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1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에 따르면 5월 중순 경부터 윈난성 남부지역의 시솽반나 국립자연보호구역(西双版纳国家级自然保护区)에서 탈출해 북쪽으로 이동 중이다. 아시아코끼리로 알려진 이 15마리는 30일 저녁 6시를 기준으로 이미 윈난성의 절반에 해당하는 500km를 이동했다.
코끼리들의 이동경로를 분석한 결과 기본적으로 계속 북쪽으로 이동 중이며 2일 오후에는 쿤밍시 진닝구(晋宁区)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미 쿤밍시는 1일 오후 관련 부처 회의를 열어 코끼리가 민가로 진입할 경우를 대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전문가들은 보호구역에는 수풀이 우거져있고 관리가 잘 되고 있지만 대형 초식동물인 코끼리로써는 수풀이 우거질수록 오히려 식량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먹이를 찾아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최종 목적지를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는 불투명한 상태에서 일각에서는 오랜 이동 중 우두머리가 길을 잃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코끼리 떼가 이동하면서 인근 경제적인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사례는 모두 412건으로 대부분이 농작물 피해였고 그 규모만 842묘(亩)에 달했다.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만 약 680만 위안, 우리 돈으로 11억 원이 넘었다.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 인명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앞으로 사람이 많은 곳으로 진입할 경우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우려되었다.
한편 코끼리가 점점 시내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에 특종을 보도하려는 왕홍, 인플루언서들이 현장에 모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 왕홍은 코끼리 떼를 만나기 위해 10km가 넘는 거리를 오토바이로 달려왔고, 의기양양하게 코끼리의 분뇨를 주워 가기도 했다. 한 왕홍은 코끼리가 실제 먹었던 과일 등의 남아있는 부분을 먹는 연출을 해 누리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현재까지 이 코끼리들을 원래 보호구역으로 되돌려 보낼 방법은 마련되지 않았다. 다만, 사람과의 무력 충돌이 일어나기 전에 강제적인 이동 보다는 음식으로 유인해 코끼리들의 이동 방향을 다시 남쪽으로 돌리는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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