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는 공장에서 일하는 석박사 졸업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다름 아닌 중국의 심각한 취업난으로 인해 석박사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공장으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9일 중국 허난성의 담배 제조업체인 중국터바코허난산업에 신규 입사한 생산 라인 직원의 '인상적인 자격'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생산 라인에 입사한 135명의 신규 직원 중 1/3이 석사 이상 학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출신 학교 또한 중국의 상위권 명문대 출신이다.
앞서 몇달 전에는 선전의 난산외국어 초등학교에 채용된 신입 교사가 콜롬비아 대학, 칭화대, 베이징대 등 국내외 유명 대학의 석사 학위자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이는 중국의 고학력 졸업자가 매년 크게 늘면서 중국의 취업 시장이 치열한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면서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교육부에 따르면 취업 시장에 진입하는 대졸자 수는 지난해 874만 명에서 올해는 대졸자 909만 명으로 늘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8세~22세 인구의 54% 이상이 중등 이후 교육과정에 참여했는데, 2002년에는 그 수치가 15%에 불과했다.
중국 리크루팅 기업 '51잡(Job)'의 제니퍼 펑은 "중국은 이미 고등 교육의 대중화 시대에 진입했으며, 길거리에서 만나는 젊은이 중 절반 이상이 고학력 학위를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녀는 "학사 학위를 소지하는 것은 구직자들에게는 진입 문턱과 같아졌다"면서 "많은 고용주들은 대졸자를 대상으로 취업 공지를 올리면, 많은 석사 출신들이 지원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2019년 상하이 재경대학에서 금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뤼씨는 구직 활동 1년 만에 기대치를 낮춰야했다고 전했다. 그는 "원래 금융회사를 목표로 삼았지만, 국내외 유수의 대학에서 높은 학위를 지닌 경쟁자들이 많아 꿈을 접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초 중국 부동산 기업인 '롄자'에 취직했다. "과거에는 내가 부동산 회사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다"면서 "하지만 기본급 8000위안에 커미션까지 받을 수 있어 급여 조건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상하이와 베이징의 부동산 중개업소의 60% 이상 직원이 학사 학위를 소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세기 교육리서치 기구의 쉬옹 매니저는 "고학력자가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 분야의 취업 문이 좁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 GDP의 54%가 서비스 부문이 차지했지만, 여전히 넘치는 신규 졸업생을 충족할 만큼의 일자리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상하이 롄자에 근무하는 뤼씨는 "고등학교 졸업장을 지닌 사람도 대학 졸업장을 지닌 사람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학위가 아니라 당신이 어떤 사람이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즉 본인의 노력과 성실이 사회 생활에서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다.
"대학에서 배운 것이 일하는 데 얼마나 유용하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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