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4시간 동안 온라인에 게재되었던 한 문장이 중국 전체의 게임회사 주가를 흔들었다.
지난 3일 오전 9시 23분 관영 신화통신의 자매지인 경제관찰보(经济观察报)는 “ 정신적 아편,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다”라는 제목의 문장을 발표했다. 이 문장에서는 온라인 게임을 ‘정신적 아편(精神鸦片)’이라고 표현했고 어떤 산업이든 ‘한 세대를 파괴시키는 방식’의 발전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문장이 발표된 직후 중국 본토와 홍콩에 상장한 중국 게임회사 주식이 폭락했다.
문장 발표 직후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腾讯), 왕이(网易), 중셔우요(中手游) 등 기업들의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생각보다 문장의 후폭풍이 거세자 당일 오후 신문사는 해당 문장을 삭제했지만 떨어진 주가는 100% 회복되지 못했다.
서남증권 장강(张刚) 수석 애널리스트는 “게임주의 폭락은 다른 온라인 언론에서 해당 문장을 인용해 텐센트의 왕저롱야오(王者荣耀)를 저격했기 때문”이라고 이번 폭락 사태를 분석했다.
텐센트는 해당 문장이 발표된 직후 곧바로 12세 미만 이용자의 게임 내 유료결제 금지 등을 포함해 미성년자 게임과 관련해 강화된 조치를 발표했다. 또한 전체 게임 산업에서 12세 미만 초등학생들에 대한 게임 금지 가능성까지 논의 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게임을 ‘아편’이라는 극단적인 용어로 표현한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동네트워크(心动网络) 게임회사의 황이멍(黄一孟)회장은 “정신적 아편이라는 용어는 프로 게이머들의 수준 높은 오락 생활과 중국의 문화 수출에 대한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장강 애널리스트 역시 “중국의 게임 산업은 서비스 무역 분야 중 가장 효자 산업”이라며 “2020년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시름할 때 중국 게임회사들의 해외 점유율이 크게 높아져 영향력이 높아졌다”며 중국 게임산업을 두둔했다.
이날 장 초반의 하락세를 일부 회복하긴 했지만 텐센트는 6%, 왕이는 8%, 중셔우요는 13%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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