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자택 마당에 심은 나뭇가지를 잘랐다는 이유로 14만 4200위안(약 2608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어떤 사연일까?
루난즈쉰(鲁南资讯)을 비롯한 중국 현지언론은 최근 상하이 송장(松江) 별장촌에 거주하는 주민 리(李)씨의 사연을 전했다.
리씨는 지난 2002년 1만1000위안을 주고 산 녹나무를 자택 마당에 심어 키웠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녹나무가 울창하게 자라면서 나뭇가지가 햇빛을 가려 집이 어두워졌다. 한번의 가지치기로는 부족해서 여러 차례 나뭇가지를 잘라 냈고, 올해 초에는 급기야 줄기만 남기고 모든 가지를 쳐냈다.
하지만 이웃 주민의 신고로 그는 '14만 4200위안'이라는 벌금 폭탄을 맞게 된 것.
도시관리국은 "녹화 사업의 수목은 엄연한 국가의 재산으로, 관할 당국의 적절한 심사가 수반 되기 전에는 개인이 무단으로 공적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면서 "리씨는 단순히 나뭇가지를 다듬은 정도가 아니라 과도하게 나무를 훼손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리씨는 "녹나무가 죽는 것을 나도 바라지 않는다"면서 "다만 나뭇가지를 전부 잘라 냈을 뿐이고, 내년에는 새싹이 나오게 돼있다"면서 이같은 벌금 처분은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호소했다. 또한 "상하이에서 나뭇가지를 잘랐다고 부과한 벌금 중에 아마 최고 금액일 것"이라고 분개했다.
한편 이 사연이 전해지면서 누리꾼들 역시 "나뭇가지를 잘랐다고 이렇게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처음 본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누리꾼은"환경보호법에 의하면 도시 거주자가 집 앞뒤에 심은 나무는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개인에게 처분할 권리가 있다"면서 "녹나무가 보호식물에 속하지만, 보호식물은 원칙적으로 야생 식물을 의미하지, 인위적으로 심은 식물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수 개월에 걸친 리씨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처는 그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리씨는 최근 벌금 전액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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