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웰(The Farewell)
•감독: 룰루 왕(Lulu Wang)
•출연: 아콰피나(Awkwafina)
올해 연이어 다양한 상을 수상한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여기 <미나리>와 비슷한 주제를 다룬 중국 독립영화가 있다. 영화 <페어웰(Farewell)>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또한 페어웰은 미국과 중국이 합작한 첫 독립영화이기도 하다. 미국 이민을 선택한 중국계 가족들을 주인공으로 문화와 정체성의 문제를 다룬다. 나의 속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절대적으로 지지해 주는 존재는 바로 가족이다.
영화 <페어웰>의 주인공인 빌리(Billi)와 그녀의 가족들은 뉴욕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부모님으로부터 중국에 있는 할머니가 폐암 말기라는 소식을 듣게 된다. 하지만 가족들은 이 사실을 할머니에게 비밀로 하길 결정했다. 빌리와 할머니는 서로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속 이야기까지 털어놓을 정도로 정말 끈끈하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 관습에 따라 그들은 서로의 체면을 유지하고 서로의 힘든 진실에 대해 걱정하지 않기 위해 약간의 하얀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중국 관습에 따라 할머니의 남은 시간을 위해 가족들은 거짓말을 해야 했다. 반면에, 빌리의 생각은 가족들과는 너무 달랐다. 할머니에게 작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빌리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한다. 아무도 것도 모른 채 그저 가족들과의 시간이 너무 즐거운 할머니의 표정과 가족들의 서로 다른 표정들이 더해져 뭉클함을 가져다준다. <페어웰> 감독 룰루 왕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따뜻한 가족의 사랑과 희로애락이 담긴 에피소드는 영화를 더 풍부하게 한다.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
•감독: 주순(周笋)
•출연: 등은희(邓恩因), 이감(李感)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자신의 엄마를 죽인 한 소년에 대한 소녀의 복수심을 그린 작품이다. 3년 전 엄마가 살해된 후, 소녀 리자허의 삶은 망가졌다. 공부도 잘하는 모범생이었던 자허는 엄마의 죽음과 도축업자인 아빠와 단둘이 산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다. 자허의 아빠는 레슬링 선수 출신이지만 은퇴 후 도축업자로 지낸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가족은 아빠이지만 자허는 매일 술에 절어 있는 아빠와는 마음속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의 엄마를 죽인 소년 유레이와 마주치게 된다. 어린 나이라는 이유로 소년원 대신 교정 학교에 간 유레이는 일찍 출소했다. 이 사실을 안 자허는 분노에 휩싸이고 복수를 시작했다. 복수를 위해 자허는 유레이한테 의도적으로 접근하지만 마음처럼 실천하지 못한다.
영화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은 소년범죄, 학교폭력 등의 여러 사회문제를 다룬 중국의 독립영화이다. 차갑고 무서운 현실에서 뜨거운 감정을 가진 주인공 자허와 그녀의 비극은 분노, 슬픔 또한 이해까지 다루어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게 한다. 하나의 비극 또 다른 비극을 낳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감정들은 순식간에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코끼리는 그 곳에 있어
•감독: 후 보(Hu Bo)
•출연: 팽욱창(彭昱畅), 왕위원(王玉雯)
영화는 친구의 부인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남자 웨위청의 장면으로 시작한다. 갑자기 친구가 들어오고 불륜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 웨위청 앞에서 투신자살을 한다. 다음은 학교 폭력에 휘말렸던 웨이부는 친구를 지키려다가 가해자를 계단에 밀쳐 중태에 빠트리게 하며 살인자 취급을 받게 된다. 웨이부가 짝사랑하고 있는 황링은 학교 부주임과 원조 교제 중인데, 이 사실이 전교생에게 펴지고 만다.
퇴역군인 왕진은 늙고 쓸모 없다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양로원에 버려지고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개는 사고로 죽었다. <코끼리는 그 곳에 있어>는 네 명의 주인공의 암담한 현실을 통해 중국의 과거, 현재와 미래까지 다룬다. 지독한 현실과 더 이상 바닥으로 떨어질 곳도 없는 네 명의 주인공들이 동물원 우리에 갇혀있는 코끼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마지막에는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를 하지만 이 영화는 끝까지 보여주지 않는다. 또한 영화의 감독인 후 보는 스물아홉의 어린 나이에 이 영화를 완성한 뒤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이 영화의 암울함은 감독의 생과 이어져서 작품의 여운이 더 크게 와 닿는다.
학생기자 좌예림(상해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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