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서약한 ‘충성합의서’, 하지만 이혼 후 한 쌍의 부부는 남편이 100만 위안(1억82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한 데 반해 또 다른 한 쌍은 ‘충성합의서’가 효력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무슨 차이일까?
환구망(环球网)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후난(湖南)성 사오양(邵阳)에 사는 왕샤오핑(王少平)은 리샤오샤(李晓霞)와 혼인 등록을 했다. 남편 왕샤오핑은 2015년 한 장의 '보증서'를 썼는데, 내용인즉 "내가 바람을 피우면 100만 위안을 아내 리샤오샤에게 배상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2018년 12월 아내 리씨는 정말 남편 왕씨가 바람난 사실을 알게 됐고, 두 사람은 이혼했다.
2019년 왕씨는 리씨에게 다시 한번 차용증을 써서 주었는데 "본인이 혼인 관계 중 바람을 피워서 혼인이 파탄 났고, 이에 100만 위안을 아내에게 배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그는 3차례나 더 '보증서'를 써주고 다시는 다른 여자와 사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6월 리씨는 "100만 위안을 배상하라"면서 왕씨를 고소했다. 왕씨가 이전에 썼던 '보증서'와 '차용증'이 법정 증거물로 제시됐다.
관할 인민법원은 8일 제시된 '보증서'와 '차용증'은 부부의 '충성합의서'에 해당한다면서 효력이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왕씨는 리씨에게 100만 위안을 배상하며, 이는 정신적 피해 보상금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왕씨의 경제 능력과 수입 등을 고려해 최종 정신적 피해보상금은 20만 위안으로 판결했다.
하지만 최근 후난(湖南)성 창더(常德)에서는 유사한 기소 사건이 있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판결 났다. 양씨(남)와 오씨(여)는 2010년 5월부터 부부명의로 동거를 시작했다. 이후 양씨가 대부분의 돈을 지불한 집에서 2012년부터 살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두 사람 사이에 다툼이 생겼고, 오씨는 양씨에게 집에 들어오지 문을 걸어 잠궜다. 이에 양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오씨는 법원에 오씨가 즉시 집에서 나가도록 명령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동거관계는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고, 혼인신고 없이 부부 명의로 동거하는 것은 사회 윤리에 어긋나며 공공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오씨가 주택 자금의 일정 부분을 지불했기에 이 집은 두 사람의 공동 재산"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두 사람의 '동거 충성협의서'는 '결혼 충성협의서'와는 달리 법률 규정에 위배되어 법적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신하영 기자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