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 몰린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이 22일 일부 채권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23일 오전 헝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허쉰망(和讯网)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헝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22일 밤사이 33.33% 급등하며, 최고 상승폭은 47%를 넘어섰다. 23일 헝다의 주가가 30% 폭등한 데 이어 중국 본토 부동산 관련주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
23일 오전 중국헝다(中国恒大)의 주가는 32% 급등, 헝다물업(恒大物业)은 12%, 헝다자동차는 5%, 헝다인터넷(恒腾网络)는 10% 상승했다. 헝다의 급등에 자극을 받은 다른 부동산 관련기업의 주가도 10% 이상 급등했다.
전 세계가 헝다의 파산을 점치는 시점에서 헝다의 주가 폭등에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
전날(22일) 헝다부동산그룹은 선전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일부 채권 이자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급한 채권은 2025년 9월 만기되는 40억위안 규모의 회사채로 이번에 지급할 이자는 5.8%에 해당하는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지방정부의 국유자산이 헝다 문제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고 권상중국(券商中国)은 전했다. 만일 지방국유자산이 손을 내밀면 헝다의 위기는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내부에서도 헝다의 담보가 충분해 파산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저장은행(浙商银行)은 현재 헝다그룹의 신용공여 규모는 38억위안으로 담보가 충분하며, 전반적인 리스크 통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흥업은행(兴业银行)은 헝다그룹은 줄곧 신용공여 업무를 엄격히 통제해왔고, 기존 사업은 충분한 담보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정저우은행(郑州银行)은 헝다그룹의 대출업무는 주로 부동산 개발 대출이며, 전반적인 리스크는 통제 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헝다의 이번 이자 지급은 전체 1조9500억위안(357조원) 부채 규모의 일부에 불과하다. 오는 29일 4500만 달러(533억원)를 비롯해 연말까지 6억6800만 달러(약 7909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납부해야 하며, 내년에는 채권 원금 상환도 예정돼 있다. 해외 전문가들이 헝다의 파산은 피할 수 없다고 내다보는 이유다.
옌웨진(严跃进)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9월 헝다의 부채 문제 해결을 살펴보면 기존과 다소 차이가 있다"면서 "헝다는 일부 프로젝트의 매각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려고 하지만 현재 일부 프로젝트의 처분에 어려움이 있어 예상보다 빠르게 해결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23일 일부 부채를 상환한다는 소식만으로는 헝다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감을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헝다의 위기가 리먼 사태처럼 글로벌 경제 위기로 번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지배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헝다는 대부분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금융 자산을 보유했던 리먼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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