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얼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키우던 고양이 세 마리가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중국 관련 규정에 따라 이들 고양이는 모두 안락사 처리됐다.
28일 신경보(新京报)에 따르면, 헤이롱장 하얼빈 난강(南岗)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류(刘) 씨는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던 중 셔취(社区, 지역 커뮤니티)로부터 자택에 키우던 고양이 세 마리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셔취는 앞서 확진자 류 씨가 키우던 고양이 세 마리를 대상으로 두 번의 코로나19 항문 검사를 진행했고 모두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후 셔취는 류 씨에게 해당 사실을 통보하고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치료를 진행한 선례가 없기에 안락사 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동의서를 건넸다.
류 씨는 동의하지 않았다. 4~6년간 함께 지내던 고양이였고 코로나19 확진으로 병원에 격리 치료를 받고 있던 중에도 셔취의 도움을 받아 고양이들을 돌봐 왔기 때문이다. 류 씨는 고양이들에게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셔취와 현지 질병당국의 입장은 강경했다. 안락사 동의서는 이미 결정된 사안에 따른 절차였던 것이다.
셔취는 “거주 환경에서 계속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다면 류 씨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고 해당 동과 모든 단지가 그 곳에 거주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감염세는 영원히 끝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펑즈젠(冯子健) 부주임은 “동물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처리 경험은 매우 적다”며 “고양이의 경우 바이러스를 내보내는 시간과 방식 모두 확실하지 않고 바이러스가 배출된 뒤 집안을 완벽하게 소독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고양이가 계속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면 언제든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처리 과정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여러 차례 양성이 나온다면 안락사 처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중국 ‘전염병 방지법’ 제42조에 따르면, 전염병이 발생 시, 예방, 통제 계획에 따라 예방 및 치료를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감염된 야생동물, 가금류를 살처분하거나 통제할 수 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