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 영화관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한국 영화가 6년 만에 개봉 소식을 알렸다.
2일 환구망(环球网) 등 현지 언론은 6년 만에 한국 영화 ‘오! 문희’가 오는 12월 3일 중국 영화관에서 정식 개봉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16년 중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한령(限韩令)’을 시행한 뒤 중국 현지에서 개봉되는 첫 영화다. 이에 앞서 중국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는 지난 2015년 9월 전지현, 하정우 주연의 ‘암살’이 마지막이었다.
현지 언론은 업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지난 2016년 ‘한한령’이 시행된 뒤로 한한령 해제 임박설은 매년 제기되어 왔지만 올 초 한중 양국 방송사가 합작 협약을 체결한 것이 본격 신호탄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부터 다수 한국 연예인의 웨이보(微博)가 재개되었고 최근 한국 영화가 중국 국가영화국 심의를 통과하면서 ‘한한령’ 해제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낙관했다.
다만 일부 업계 인사는 “한한령 해제설은 매년 흘러나왔다”며 “이번 한국 영화 ‘오! 문희’의 개봉 소식에 업계가 들썩이기는 하지만 일부 소식통은 내년 비슷한 소재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중국 제작사가 사전에 관객 반응을 보기 위해 시범으로 한국 영화를 들여온 특수 케이스일 뿐, 한한령이 해제됐다는 뜻은 아니라는 해석”이라고 말했다.
허툰(河豚)영화사 전 부총재 셰톄(谢轶)는 “이번 한국 영화 개봉은 큰 징조 없이 개봉 며칠 전 심의가 통과됐다”며 “업계에서는 ‘한한령’ 해제설이 이제는 말 뿐이 아닌 제법 근거가 있는 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한한령의 해제는 지난 몇 년간 한국 영상 산업 수준이 크게 발전했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에 상당 부분 좋은 일이 될 것”이라며 “한국 드라마 ’펜트하우스’, ‘오징어게임’ 등은 혁신적인 콘텐츠로 중국 국내 드라마 시장에도 ‘오징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한한령이 본격 해제돼 한류가 다시 중국 시장으로 들어온다고 해도 지난 5년간의 공백과 중국의 환경 변화 때문에 초창기 돌풍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난 수년간 공자, 김치, 매듭, 설날 등과 관련된 원조 논란으로 한국에 대한 중국 여론이 과거와 같지 않다는 점도 중국의 ‘한류’ 재진출에 이로울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