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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것질을 전혀 하지 않는 첫째 아이와는 달리 둘째 아이는 군것질, 간식거리를 정말 좋아한다. 내가 어릴 적 한국은 학교 앞에 떡볶이집 등 분식점이 많았는데, 중국은 학교 근처에 딱히 군것질거리 할 곳이 없다. 아니 없는 줄만 알았다.
작은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길래 학교 끝나고 뭐하다 오냐고 물으니 이것저것 사먹으면서 수다 떠느라 늦는다는 것이다. 학교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데 어디 가서 뭘 먹냐고 물으니 근처 가까운 편의점에서 어묵, 샌드위치, 라탸오(辣条, 매운 맛 쫀드기)를 주로 사 먹는다고 한다. 집에 들어올 때 한 손에 버블티는 항상 기본으로 마시면서 들어온다.
6학년 때는 라탸오에 빠져서 하루가 멀다 하고 먹더니 7학년이 돼서는 추이피녠가오(脆皮年糕)에 빠져서 방학인 지금도 매일매일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다. 나도 추이피녠가오가 궁금해 작은 아이와 같이 가서 사 먹어 보았다. 알고 보니 한국하고 떡 모양만 다른 떡꼬치였다. 넙적한 떡을 기름 두른 그릴에 구운 뒤 매운 소스를 바르거나 쯔란 가루를 뿌려 먹는데, 내 입맛에도 맛있었다.
문제는 시도 때도 없이 찾는 아이 때문에 그때마다 사준다는 건 무리였다. 집에서 해 줄 수 있을까 싶어 허마(盒马)에 찾아보니 역시나 떡 재료를 팔고 있었다. 문제는 소스인데, 한국의 떡꼬치 소스와는 살짝 다른 맛이 나는데, 집에 있는 온갖 중국 소스를 조합해 보아도 그 맛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요리 앱에 들어가서 찾아보니 딱 두 가지 재료를 섞어서 소스를 만들고 있었다. 그건 바로 한국 고추장과 케첩이었다.
‘이럴 수가! 고추장이 왜 여기서 나와?’
수많은 레시피를 찾아 보았지만 소스는 한결같이 고추장과 케첩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재료로 자신감 듬뿍 얻은 나는 떡을 굽고 고추장과 케첩을 섞어 떡 위에 촵촵 발라서 작은 아이에게 주었다.
“어! 오늘은 파는 거랑 똑같네?!”
‘둘째야~ 네가 K-고추장의 위력을 알기나 하니?’
작은 아이에게 엄지 척을 받고, 난 겨울 방학 내내 추이피녠가오를 만들었다. 아무거나 잘 먹는 네가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길거리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것 같아 걱정스럽구나. 이번엔 또 뭐에 빠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구나. 제발 웬만한 거였음 좋겠다.
반장엄마(erinj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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