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상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韓 제20대 대통령 당선
상대 후보 공격, 네거티브로 얼룩진 선거, 취임 후 사회적 상처 봉합 절실
앞서 사드 추가 배치, 대중 강경 노선 주장…새 정부 대중 정책에 주목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중국 매체들도 이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10일 환구시보(环球时报)는 사상 가장 예측하기 어려웠던 한국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치열한 접전 끝에 0.8포인트 격차로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대선 투표 전날 한국의 단일 코로나19 확진자 수 34만 2000여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선거 당일 코로나19 다수의 확진자도 방역 조치에 따라 투표에 적극 참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앞으로 새 대통령 앞에 놓인 시급한 문제는 경제 침체보다 사회적 분열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는 상호 비방, 폭로, 네거티브로 참혹하게 얼룩진 선거로 사회에 큰 상처를 주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영국 ‘가디언’을 인용해 “한국은 당분간 사회 통합을 해야 할 것”이라며 “앞서 지난 수주간 대선 후보들간 원한과 공격은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연상시킬 정도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워싱턴포스트(WP)’가 한국 대선을 “스캔들, 분쟁, 모욕으로 얼룩진 선거”라고 평가한 점을 지적하며 일부 한국 문제 전문가가 “한국의 현 상황은 실망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납득이 간다. 지난 3~4년 동안의 고통과 당혹감, 절망을 사람들이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한국이라는 큰 버스를 운전하는 자가 누구든 가장 먼저 절벽 끝에서 끌어올리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향후 새 정부가 시행할 대중 정책이 크게 주목된다고 전했다. 신문은 외교 정책 분야에서 윤석열, 이재명 두 대선 후보가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외교 안보 분야에서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이어가면서 한미 동맹을 추진함과 동시에 한중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힌 반면 윤석열 당선인은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 외교 정책으로 대북, 대중 문제에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로 윤석열 당선인은 외교·안보 공약에서 한미동맹 재건과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를 제시하면서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4개국 협의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약속한 바 있다.
중국은 쿼드를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와 더불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만든 소그룹으로 여기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교 정책 방향은 동아시아 지역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뤼차오(吕超) 랴오닝대학 미국 및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은 “경선 환경에서 대선 후보자의 발언이 반드시 실제 시정 노선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윤석열 당선인의 취임 이후 한중 관계가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끝으로 “한중 수교 30년 만에 양국의 경제적, 정치적 상호 신뢰 구도가 형성됐다”며 “중국이 한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이자 경제 파트너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한국 정치가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현재 미∙중의 경쟁 구도에서 어느 한쪽의 편에도 서지 않는 전략을 취해야 국가의 안전과 경제적 이익을 보장할 수 있고 미국과 관계가 깨지지 않으면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한국에 유리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경제적 이익을 지키는 상황에서 그에 맞는 외교 정책을 세워야 미래 성장 방향에 부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