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하이 푸동(浦东) 길거리에서 한 방역요원이 코로나19 감염자가 키우는 반려견을 무참히 때려 죽인 일이 발생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7일 동방망(东方网)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상하이 푸동차오루(浦东曹路) 한 주택단지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격리 시설로 이송된 뒤 방역요원이 해당 감염자의 반려견을 길거리에서 도살하는 일이 발생했다.
인근 거주민이 찍은 영상에 따르면, 흰옷을 입은 방역요원은 거리에 나온 웰시코기를 몽둥이로 몇 차례 내려친 뒤 움직임이 멈추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방역요원은 사체를 비닐봉지에 넣고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이 현지 온라인을 통해 급격히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자 해당 거주민위원회는 “반려견의 주인이 양성 반응이 나와 반려견을 통한 전염이 우려됐다”며 “당시 방역요원의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다. 이후 반려견 주인과 협의해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반려견 주인은 이날 밤 거주민 단체채팅방에 “집에 사료가 없어서 반려견을 안고 나와 거주민위원회에 돌봐 달라고 부탁하려 했으나 위원회는 신경도 쓰지 않고 오히려 주인이 버렸다고 말했다”며 “반려견을 집에 두는 것도, 단지 안에 풀어 두는 것도 안 된다고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에 풀어 두고 유기견이 되어도 좋으니 굶어 죽지만 않게 하려 했으나 방역요원이 이렇게 때려죽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분개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경악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흰옷 입은 악마들”, “이제 와서 보상이 다 무슨 의미인가?”, “반려견도 가족인데 너무 잔인하고 끔찍하다”, “이 도시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허베이 랑팡(廊坊)시 안츠구(安次区)는 감염자의 반려동물을 도살하라는 ‘도살령(扑杀令)’을 내렸다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이 일자 다음날인 30일 즉시 해당령을 철회했다.
한편, 상하이 일부 동물병원, 펫샵은 보호자의 갑작스러운 격리 시설 이송으로 홀로 남겨진 반려동물을 위해 안전하게 격리 및 관리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