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징동(京东)그룹의 창업자 류창동(刘强东) 회장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7일 소상신보(潇湘晨报)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징동그룹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쉬레이(徐雷) 총재가 CEO직에 임명됐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징동 이사회 의장 자리는 유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쉬레이는 향후 징동그룹의 일상 경영업무를 맡아 류창동에게 보고하게 되며 류 회장은 장기 전략 설계, 중점 전략 결정 배치, 젊은 리더 양성, 농촌 진흥 사업에 더 몰두할 예정이다.
쉬레이는 앞서 지난 2009년 징동에 입사한 뒤 징동 마케팅 및 브랜드 담당, 징동 무선사업부 담당, 플랫폼 운영 담당 등을 역임한 데 이어 지난 2018년 7월 징동 리테일 CEO로 임명되면서 3년 연속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이어 지난해 9월 징동그룹 총재로 임명되면서 사실상 류창동의 경영 승계를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징동그룹이 발표한 2021년도 재무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징동그룹의 순수익은 9516억 위안(182조 4200억원)으로 창업 19년 만에 온라인 매출 1순위, 현 수익 1조 위안에 육박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음을 나타냈다.
쉬레이는 그룹 내∙외적으로 질 높은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9월 그룹 총재로 임명된 뒤 실적 상승과 더불어 내부 관리에서도 훌륭한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고 인정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에서는 알리바바 마윈, 바이트댄스(字节跳动) 장이밍(张一鸣), 핀둬둬(拼多多) 황징(黄峥)에 이어 징동 류창동까지 잇따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 1세대 전자상거래 호걸들이 모두 2선으로 물러나면서 전자상거래 강호에는 더 이상 왕의 다툼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징동 고위층 내부 인사는 “이번 조정이 류 회장이 경영에서 철저히 물러나거나 은퇴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류 회장은 매월 열리는 징동SEC(전략집행위원회) 회의, 분기 별로 열리는 경영분석회 등에 참여해 회사 업무를 완전히 내려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경영진 개편으로 징동의 전략적 의사결정과 사업 배치에 강력한 조직 보장을 제공할 것”이라며 “현재 징동의 사업, 관리, 조직, 체제 등은 안정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