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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다혜 | 잇콘 | 2019.0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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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던 그녀, 비우고 다시 채우는 1년 프로젝트에 도전하다
의류학과 전공 졸업생의 상하이 패션디자인 대학원 생활은 시작부터 만만치가 않았다. 서울에서 살던 방의 반도 안 되는 크기의 기숙사에 오만 가지를 다 들고 들어가야 했으니……. 그래도 살다 보면 다 정리가 되고 잘(?) 우겨 넣어졌었다. 내가 좋아하는 쇼핑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타오바오와 세상 간편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있으니 완전 내 세상이었다.
그렇게 정신 줄 놓고 살다 보니 옷장은 터질 지경까지 오고 문득 이 많은 짐들을 들고 졸업할 순간을 생각하니 앞이 깜깜해졌다. 부랴부랴 안 입는 옷들의 주변에 나눠주고 헌 옷은 버리고 정리를 하면서도 전공 특성상 “쇼핑은 나의 디자인 공부야!”라고 하면서 끝없이 자기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했더랬다. 나름대로 절제를 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만 딱 한 가지의 패션 아이템만 사자!’ 라는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며 살아온 지 1년.
난 여전히 옷이 많고 옷을 사랑하고 예쁜 옷을 보면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든다. 그때마다 나의 넘치는 물욕을 잠재우기 위해 미니멀 관련 영상과 책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 책은 차마 도전할 용기가 안나는 제목을 달고 있었다. <딱 1년만 옷 안 사고 살아보기> 저자는 내가 옷을 정리하면서 느낀 감정을 유머러스 하면서도 너무나 공감이 되는 표현으로 독자들을 책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옷장 정리를 하다 보면 옷은 꼭 전 남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하나가 아쉬워도 괜찮다 싶으면 샀는데 결국 그거 하나 때문에 잘 안 입게 되고 끝내 이렇게 헤어지는구나”
지난 일 년간 나름대로 한 비우기 실천과 무분별한 소비의 절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과정들이었다면, 저자가 진행한 1년 프로젝트는 좀더 자아가 확립되는 과정이 되는 것 같다. 책을 읽고 옷장을 한 번 더 정리할 용기가 약간 생겼다. 1년은 힘들겠지만 분기에 한 번으로 목표설정을 높여볼까 한다. 이렇게 계속 도전하다 보면 옷쟁이인 나도 언제간 완벽한 옷장과 더불어 1년만 옷 안 사고 살아보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꿈을 꾸게 되었다.
장지은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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