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봉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하이에서 경악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노동절연휴의 첫 날인 5월 1일 웨이보(微博)를 중심으로 한 양로원에서 살아있는 노인을 그대로 화장터에 보내려고 한다는 제보 영상이 올라왔다. 2일 북경일보(北京日报)에 따르면 해당 양로원은 푸퉈구(普陀区)의 신창정 복리원(新长征福利院)으로 발단은 SNS에 올라온 영상이었다.
양로원 앞에는 시신 운구 차량이 도착해 있었고 양로원 측은 시신으로 보이는 운구 가방을 운구차로 옮기고 있다. 노란색 가방에 담겨있는 시신을 운구차에 옮기자 시신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영상 속에서는 주변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죽은 거 맞냐”, “지금 움직이고 있다”라며 소리친다. 이들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양로원 측 직원들은 계속 작업을 이어갔고 일부 흥분한 주민들은 “경찰을 부르겠다! 지금 살아있는 사람을 죽이는 거냐”라며 소리쳤다. 이상함을 감지한 장례서비스 직원이 다시 시신을 침대로 옮겼고 조심스럽게 지퍼를 내리고 얼굴을 가린 수건을 젖히자 놀란 듯 뒷걸음질 쳤다. 그러면서 양로원 직원을 향해 “살아있다. 살아 있는 거 안 보이냐”라고 소리치며 노인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그러나 이미 살아있다는 사실을 말했음에도 양로원 직원은 다시 지퍼를 닫으려 했고 놀란 직원이 “멈춰라!”라며 소리쳤다. 우왕좌왕하던 이 양로원 직원은 잠시 양로원 마당으로 가서 다른 직원들과 상의하는 모습을 보였고 다시 노인을 양로원 안으로 데려갔다.
이 영상은 양로원 건너편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보이는(영상 각도로 추정)사람이 전체적인 상황을 찍은 뒤 웨이보에 올렸고 이후 조회수가 늘어나고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장례 서비스 업체가 SNS에 올린 내용에 따르면 이 ‘시신’은 75세 코로나19 사망자로 시신을 인도받을 당시 이미 모든 절차가 끝났다고 설명했다. 운구용 가방을 옮길 당시부터 약간 이상한 낌새를 느낀 장례업체 직원이 가방을 열어 하마터면 그대로 화장될 뻔한 노인의 생명을 구한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장례업체 직원 두 명은 각 5000위안의 상여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관할 부처인 푸퉈구 민정국은 즉시 전담반을 꾸려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푸퉈구 민정국 양로 서비스과 과장, 부국장 등 관련 간부 3명을 면직 처리한 뒤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의료법’에 의거해 이 여성을 코로나 사망자로 판단한 텐(田)모씨의 의사 자격을 박탈하고 이와 관련한 모든 사람들에 대해 법적인 처벌을 예고했다.
이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고의적인 살인이다”, “이대로 화장터로 갔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 “코로나라서 자식들에게 연락도 안하고 바로 화장했으면 완전 비극이었을 듯”, “실시간 검색어가 한 생명을 살렸다”라며 안도했다.
한편 이 70대 노인은 즉각 다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몸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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