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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별식(別食)을 찾아서

[2022-06-30, 17:37:10] 상하이저널
‘네 발 달린 것은 책상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은 중국의 식문화를 가리키는 말로 유명하다. 그만큼 먹지 않는 것을 찾는 게 더 어렵다는 뜻으로, 광활한 국토와 지역적 특색이 겹쳐 중국 안에서만 정말 가지각색의 요리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마라로 대표되는 특유의 매운맛이 일품인 쓰촨 요리, 진한 간장맛을 느낄 수 있는 산동 요리, 풍부한 농수산물과 경제적 부를 기반으로 일궈낸 상해 요리 등. 중국의 식문화는 한 가지 단어로 정의내릴 수 없을 만큼 복합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중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조차 이 모든 음식을 먹어보지 못하는데, 외국인의 신분인 우리가 이 다양함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미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중국 요리들은 대부분 시식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만한적석에서 시작해 팔보채에까지 이르기까지, 중국 식문화가 가진 다양성의 최전선 너머에는 현지인조차 잘 알지 못하는 미각의 심연이 존재한다. 

아마 미식의 천국으로 알려진 베이징의 왕푸징(王府井) 거리가 이 방면으로는 가장 저명하지 않을까 싶다. 해마, 불가사리, 전갈, 거미, 물방개를 한번에 구워 먹을 수 있는 곳은 매우 드물다. 상하이에서는 유감스럽게도 왕푸징 거리처럼 중국 식문화의 다양성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없지만, 실망하기엔 이르다. 북경까지 가지 않아도 이곳 상하이에서 얼마든지 색다른 도전을 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시도될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중국의 다양한 별식(別食)들을 상하이저널 학생기자단이 취재했다. 


식당 소개

홍마라요리(红麻辣料理) 완항두루점(万航渡路老店)은 2008년에 개장해 현재까지 영업 중인 전문 음식점이다. 아래에 소개될 음식은 모두 이곳에서 주문해서 취식이 가능하며,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마니아층이 있는 별식들을 위주로 선택했다.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징안쓰와 징안 공원이 위치해 있어 배를 든든히 채운 후 가벼운 산책을 하기에도 적합하다. 혹 떠나기 아쉽다면 상하이에서 가장 오래된 밀교 사찰 징안쓰를 한번 방문해 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 

•长宁区万航渡路550号(武定西路口)
•지하철 14호선 武定路역 2번 출구에서 300m 
•지하철 2, 11호선 线江苏路역 5번 출구에서 910m 

황소 개구리 튀김


적나라하게 그릇 위 누워있는 포즈로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개구리 구이였다. 개구리의 몸통 위에는 각종 매콤 해 보이는 향신료가 범벅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먹음직스럽게 붉게 구워진 개구리를 보며 그나마 다른 곤충 요리들 보다는 시식을 하기 수월할 것 같다는 확신이 모두의 마음에 들었다. 개구리의 몸통을 관통한 두개의 꼬챙이를 피해 다리 살을 조금씩 뜯어 시식 해 보았다. 톡쏘는 마라 향신료에 개구리 본연의 맛은 감춰져 있던 탓일까, 시식하기에 별 다른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식감은 주위에서 듣던대로 정말 닭고기의 식감이었다, 조금 덜 익혀진. 충분한 토론을 나눈 후 덜 익혀진 닭고기와 생선 그 사이 어딘가의 식감이라고 우리는 단정 지었다. 

소개될 음식들 중 단연코 가장 마음 편히 먹을 수 있었던 음식. 분명 신세대에게는 나름 생소한 음식이지만, 사실 특이하다거나 괴식이라고 부르기엔 조금 부족한 느낌이 없지 않다.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 보자.

오리 대가리 조림


반으로 갈린 오리 대가리의 생김새는 조금 놀라웠다. 그렇지만, ‘오리 대가리’의 생김새 외의 고기의 색깔, 냄새 등은 우리에게 익숙한 여느 고기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이 음식을 뒤집어보면, 날카로워 보이는 얇은 뼈들이 주로 보인다. 살점은 예상보다도 훨씬 적었다. 겉의 껍데기의 식감은 아주 쫄깃쫄깃하여서 일반 오리고기를 먹는 것과 같이 맛있었다. 잘 보이지 않아 없는 줄 알았던 눈알을 먹으면 입안에서 톡 터지는 것과 동시에 아주 비린 맛을 느낄 수 있다. 

오리대가리는 비타민 B, C가 풍부하고, 심장질환자에게 좋은 음식이라고 알려져 중국에서는 고급 음식이라며 즐겨 먹는다. 하지만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고 대량 섭취하게 되면, 오리 대가리 고기의 해로운 세균으로 인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가끔씩 먹는 것을 추천한다. 

돼지 뇌 탕


‘그로테스크’한 요리하면 빠질 수 없는 뇌 요리 또한 중국의 유명한 괴식 중 하나이다. 이 중 특히 돼지 뇌가 유명한데, 돼지 뇌는 중국의 대표 요리인 훠궈의 재료로 들어갈 정도로 보편적이다. 일반적으로 포유류의 뇌는 오메가3 계열의 불포화지방산인 DHA를 함유하고 있어 오메가3 보충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뇌 요리는 콜레스테롤이 1060%에 육박해 많이 섭취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시도해 본 돼지 뇌 요리는 마오나오화(冒脑花)라는 요리로, 돼지 뇌에 마라 소스를 부은 요리이다. 돼지 뇌를 마주할 때 가장 강렬한 점은 뇌를 짓이긴 것이 아니고 자른 것이어서 뇌의 모양이 유지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양은 동태알탕에 들어가는 이리(물고기의 정소)를 닮아 있어 식감도 이리와 비슷하게 쫄깃하겠거니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돼지 뇌를 씹을 때 입에서 살살 부서지는 것이 크림이 녹는 것과 같이 부서졌다. 하지만 입에서 부서질 때마다 특유의 비린내가 올라와 먹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다. 

또한 갈수록 식감이 입안에서 크림처럼 찐득해지는 것이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마라(麻辣) 소스가 부어져있어 소스 간 자체는 괜찮았다. 또한 비린내가 나긴 나지만 엄청난 수준은 아니어서 어느 정도의 비린내를 감수할 수 있으면 시도할 만하다. 실제로 이 요리는 大众点评 기준 음식점의 Top 5 요리 중 하나로, 현지 중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요리인 만큼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총평

이번에 주문한 음식들의 값은 굉장히 싸다. 평균 15위안, 많아도 20위안을 넘지 않으며, 끼니를 때우기에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새로운 시도를 원한다면 분명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다. 전체적인 외관이나 인테리어도 굉장히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고, 위생을 걱정할 필요도 전혀 없다. 보통 생소한 음식 하면 비위생적이고 파리가 꼬이는 길거리 음식 따위를 연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독특한 메뉴를 먹을 수 있으면서도 보통의 식당과 그다지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충식 등의 메뉴는 아쉽게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입문자에게 추천해 줄 만한 식당. 맛과는 별개로 혐오스러운 외형 탓에 곤충 및 벌레 취식이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의의

학생기자단이 무리해서라도 갖가지 괴식들을 시식해 보기로 결정한 이유는 중국 식문화의 다양성과 독특함을 두 눈으로 (혹은 한 혀로) 확인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번에 소개한 음식들은 평범함이나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각자 다르듯, 음식을 판단하는 가치관 역시 가지각색이다. 그러한 ‘가치관의 다름’, 그리고 ‘문화의 다름’이 공존하는 사람들의 식문화를 좀 더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물론 뇌 요리를 억지로 먹을 이유도, 개구리 뒷다리를 일부러 구매할 필요도 없다. 눈으로 보기에 혐오스러울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렇지만, 음식은 눈으로 먹는 것이 아니다. 아직까지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이 음식들이 혹시 또 다른 맛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줄지 어떻게 알겠는가. 

학생기자 원세윤(SAS 12), 박서윤(SAS 12), 전시우(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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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1

  • 아이콘
    김병훈 2022.07.05, 12:29:42
    수정 삭제

    정말 멋진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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