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관리비, 전기수도요금 체납으로 전기공급 끊기도
상하이화동한식품협회, 민항구•홍차오진정부에 면담 요청
“상하이 장기간 전면 봉쇄는 한식당 업주들에게는 75일간 ‘제로 수입’을 강요당한 것과 마찬가지다.”
“오랜 기간 보관된 식재료들은 이미 유통기한이 지나 다시 재구매해야 했다. 그 사이 식재료비는 엄청나게 올라 버렸다.”
“봉쇄기간에도 종업원들의 기본급을 지급해야 해서 대부분의 한식당 업주들은 현금난에 시달렸다.”
홍췐루 인팅루 일대 한식당 업주들이 장기간 봉쇄 여파로 인해 여전히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봉쇄 후에도 정부차원의 강력한 방역정책이 지속되면서 봉쇄기간 입었던 막대한 손실은 물론 이후 회복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봉쇄기간 손실액 업주가 떠안나?
이에 상하이화동한식품협회는 홍췐루와 인팅루 지역 한식당 업주들과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하고 지난달 26일 각 한인업소들의 애로사항과 의견을 취합했다. 이후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와 함께 상하이총영사관을 통해 민항구정부, 홍차오진정부에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풍도국제 상가 업주는 “봉쇄 해제 직후 식당 문을 열었지만, 임대료 감면 소식도 속 시원하게 나오지 않은데다 인건비, 재료 손실비, 관리비 등 봉쇄기간 모든 운영비를 업주들이 전적으로 떠안아야 한다는 건 정말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인팅루 한식당 업주는 “2000년 코로나 당시에는 춘절연휴를 지난 후 3월 초 식당이 회복되면서 보복성 소비로 정상궤도에 빨리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 상황은 아직도 진행형이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많은 업주들이 위기감에 직면한 가운데, 지난 15일에는 봉쇄기간 임대료, 관리비, 전기요금 체납을 이유로 인팅루 한 건물 관리소에서 상가 층의 전기를 끊는 일이 발생해 한인업소들의 원성이 높아졌다. 한식품협회는 민항구, 홍차오진정부와의 간담회를 독촉하며 해결방안을 강구 중이다.
임대료, 인건비, 원재료비 등 5중고
상하이화동한식품협회(회장 장경범)는 중국정부에 서면 의견을 보내 한인타운 음식점들의 5중고를 강조했다. 최근 상하이 요식업계는 임대료, 인건비, 원재료비 등 '3중고'에 직면했다. 여기에 배달앱 등 인터넷 플랫폼 관리비 또한 최근 10년간 급상승했다. 전기요금 폭탄까지 5중고에 짓눌려 요식업계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는 것.
현재 홍췐루 상가는 1일 8~20위안/1㎡로 시내 주요 쇼핑몰 임대료 수준에 이르고 있다. 임대료가 평균 매출의 20~30%를 차지한다. 교외의 비쇼핑센터로서는 터무니없는 임대료라고 호소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채소부터 돼지고기 쇠고기까지 구매비용이 크게 늘었고, 평균 식재료비가 35% 정도 크게 올랐다. 메뉴 단가는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전기요금도 마찬가지다. 한인타운 대부분 식당의 전기요금은 1.2~1.5위안/도(度)으로, 특히 여름철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은 운영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
한인타운 일대 한식당 종업원 인건비는 주방장 8000~1만 5000위안, 요리사 6000~8000위안, 홀서빙 6000~8000위안 정도로 형성돼 있다. 대부분의 숙식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주변 주택에 1인당 월세 2000위안씩 부담해야 한다. 사회보험료 등을 더하면 1인당 월평균 인건비는 일반적으로 매출의 20~30%를 차지한다.
정부 대출 정책 “그림의 떡”
한식당 업주들에게 상하이시의 대출 정책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대다수 요식업계는 구조적으로 담보물의 가치가 없어 대출 자격 조건이 되지 않는다. 신용 대출 역시도 중소 음식점은 재무 데이터가 전혀 없어 쉽지 않다. 더구나 사업주가 외국인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상하이화동한식품협회는 “임대비, 원재료비, 인건비, 인터넷 플랫폼 관리비, 전기요금 등 운영비 부담이 가중돼 실적이 저조하면 바로 적자를 면할 수 없는 상태”라며 “이중 가장 부담이 큰 임대료 면제 확답을 얻을 수 있어야 한인타운 업주들이 안심하고 영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췐루 일대 한인업소들은 건물 소유주인 징팅실업, 상하이신동원호텔관리(민영), 상하이밍취안부동산(明泉置业)(민영) 등이 국가와 상하이시가 제시한 3~6월 임대료 면제가 조속히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고수미 기자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