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디디추싱(滴滴出行) 이사회 자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봉황망과기(凤凰网科技)은 디디추싱의 대주주 중 하나인 애플이 디디추싱의 이사회 의석을 포기하면서 애플의 M&A 담당 책임자인 아드리안 페리카(Adrian Perica)가 디디추싱 이사회에서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때 국내 온라인 예약 차량 업계의 선두주자였던 디디추싱은 앞서 수많은 대기업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애플은 지난 2016년 디디에 10억 달러(1조 3500억원)를 투자하고 디디추싱의 주주가 됐다. 이는 애플이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첫 번째 투자였다.
당시 애플의 인수합병, 전략적 투자 담당자였던 페리카는 애플이 디디추싱에 투자한 후 애플 대표로 디디추싱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러나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은 디디의 뉴욕증시 상장 이틀 후인 2021년 7월 2일 사이버 안전관련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4일과 9일 ‘디디추싱’을 비롯한 디디 산하 26개 앱을 앱스토어에서 삭제 조치했다. 이후 17일 중국 공안부, 국가안전부, 자연자원부, 교통운수부, 세무총국, 시장감독총국 등 7개 부처가 연합하여 사이버 안전 조사에 돌입했다.
이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21일 ‘사이버보안법’, ‘데이터보안법’, ‘개인정보보호법’, ‘행정처벌법’ 등 관련 법규에 근거하여 디디에 80억 2600만 위안의 과징금을 부여했다.
전년도 영업 수익의 4.6% 수준의 과징금을 받았다는 소식에 그동안 디디에 투자한 인터넷 대기업들도 줄줄이 이사회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디디추싱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앞서 디디추싱 이사였던 장용(张勇)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해 말 이미 이사직을 사임한 상태였고 올 4월 재무보고에서 류츠핑(刘炽平) 텐센트 사장도 이사회를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애플까지 디디에 손을 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투자자들의 호평을 받은 유니콘 기업 디디추싱이 이미 주주들의 신뢰를 완전히 저버렸다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