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개인 뿐만이 아니라 그 지인, 가족, 친구들 모두에게 평생의 트라우마를 남길 수도 있는 행위이다. 그렇다면 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무책임한 사람들일까? OECD 자살률 1위인 한국은 무책임한 사람이 많아서 자살률이 높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삶을 포기할 정도로 힘든 사람에게 감히 누가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을까. 자살은 예방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살은 한 개인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한국의 자살 예방을 위한 노력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조성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따라 9월 10일 자살예방의 날은 우리나라의 법정 기념일이다.
마포대교는 높은 자살 시도율 때문에 한때 ‘자살대교’라고도 불렸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 마포대교와 한강대교의 난간 위 자살 예방 문구들도 붙여 놓았다. 그러나 마포대교에 붙여져 있는 자살예방 문구 때문에 더 죽고 싶어진다는 반응도 있었다. “많이 힘들었지?”와 같이 따듯한 문구도 있는 반면, “젊었을 때 고민 같은 거 암 것도 아니여”와 같은 ‘꼰대 발언’도 있었다.
이러한 문구는 자살을 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돌리지 못할 뿐만이 아니라 당장 겪고 있는 힘듦을 부정한다는 뜻으로도 보일 수가 있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뿐만 아니라 아재 개그도 적혀 있었다. “자가용의 반대말은?” “커용” 등 아재개그가 과연 삶을 포기할 정도로 힘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 이러한 논란들 때문에 현재 자살 방지 문구들은 없어진 상태다.
자살 예방 문구들은 없어졌지만 그를 대체할 자살방지용 펜스와 회전장치가 생겼다. 원래 1.5m 높이의 난간 위에다 추가로 1m 높이의 자살방지용 펜스를 설치하고 그 위에 또 회전장치를 설치한 것이다. 회전 장치는 난간 윗부분을 잡고 오르기 힘들게 하기 위한 것이다. 또 이 안전펜스는 자동 센서가 달려 있다고 한다. 펜스 사이의 철사가 끊어지거나 10cm 이상 벌어지면 자동으로 119 구조대의 센서가 작동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소용이 있다’와 ‘없다’로 갈리는 중이다. 소방관들은 이러한 자살예방 시설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작동하지 않고 자살시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취약지점이 여러 군데 있다고 했다. 발디딤을 막는 미끄럼 장치도 시간이 지나며 더이상 미끄럽지 않고 회전장치도 돌아가지 않았다. 마포대교 위에 놓여있는 위로하는 동상조차도 펜스를 넘어가기 위한 발판으로 쓰인다고 한다.
한강 다리 위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는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상담 전화기이다. 이는 자살을 하려 다리를 방문한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다리 위에 설치되었다. 통계에 따르면 이 전화기가 자살시도자 9000여 명을 구했다고 한다. 전화기를 통해 상담한 내용은 친구관계, 직장생활, 우울함 등이 있고 전화기의 주 이용자들은 10대와 20대였다.
다른 나라의 자살예방법
세계 보건 기구는 전세계적으로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 네가지의 정책을 제시했다. 첫번째는 자살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독성이 강한 살충제나 총기를 없애는 것이다. 두번째는 매체에서 자살과 관련된 기사를 보도하는 것이고 세번째는 청소년들의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우울증의 조기발견과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을 관리 및 추적하는것이다.
코로나가 한참 심할 때 미국은 치솟는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서 REACH라는 캠페인을 개최했다. 미국 정부는 약 5천 300만 달러를 캠페인에 투자하며 자살률을 줄일것을 당부했다. 주요 예방 방법으로는 자살은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한 광고를 인터넷 곳곳에 뿌리며 사람들이 자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이었다. 또 인터넷뿐만 아니라 회사, 학교, 여러 단체모임에서도 정신건강에 대해 자주 얘기하고 정신건강 관련 문제를 자주 언급하도록 했다.
2006년 6월, 일본 국회는 자살대책기본법을 제정하며 자살예방은 국가와 지역사회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을 명시하며 자살예방 대책을 추진했다. 일본 정부는 또 자살예방, 자살위기, 자살미수, 등 여러 단계를 나눠 대응하는 대책은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2021년 캐나다도 자살예방 관련 법안을 통과하며 국민들에게 정신건강과 자살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자살과 자살동기에 대한 이해도도 높이면서 자살예방치료와 교육을 위한 자원과 정보를 제공한다고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자살충동을 느낀 사람에게 섣불리 위로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곧 나아질 거다’와 같은 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부모와 가족때문에 자살을 선택한 사람에게 죽지말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생각하라는 말은 위험할거다. 섣부른 판단으로 인해 사람의 목숨을 읾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또 흔히 자살 징후를 보이는 사람을 대할 때 자살과 관련된 이야기는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거나 자살을 계획하고 있냐 등 직접적인 질문을 해주는게 좋다. 만약 본인이 이야기를 들어주며 좋은 답변을 해주지 못한다고 판단이 될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전문가를 통해 하면 안되는 말과 하면 좋은 말을 숙지하면 자살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자살은 예방될 수 있다. 단, 올바른 방법으로 말이다.
그러나 자살을 하지 못하게 막는 방법도 있지만 자살을 하려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면 자살률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다. 모두에게 ‘살만한 사회’를 만드는 건 정부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학생기자 김리흔(상해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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